'방심은 없다' 서울, 웨스턴시드니전은 우승 향한 길목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9.17 10: 58

내심 마음 속으로 바라고 있던 매치업은 아니었다. 웨스턴시드니 원더러스(호주)에는 미안한 말이지만, FC서울은 복수혈전을 위해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를 기다려왔다. 그러나 기대와 다른 상대가 올라왔다고 해서 4강전에 임하는 의미나 자세가 변한 것은 아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일이다.
서울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4강 1차전 웨스턴시드니와 경기를 치른다. ACL에서 상대적으로 약세였던 호주팀이지만 만만히 볼 수 없다. 웨스턴시드니는 8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광저우를 잡고 올라온 팀이기 때문이다.
4강까지 동서아시아를 구분해서 치러지는 올 시즌 ACL에서 서울이 가장 손꼽아 기다린 경기 중 하나는 아마도, 바로 이 4강전일 것이다. 8강에서 서울-포항, 광저우-웨스턴시드니의 매치업이 결정됐을 때 많은 이들이 서울과 광저우의 4강전 리턴매치를 기대했다. 지난 시즌 ACL 결승전에서 용호상박의 접전을 펼치며 2무를 기록하고도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준우승에 그쳐야했던 서울이 이번에 복수혈전에 성공할 것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광저우 대신 낯선 상대 웨스턴시드니가 서울이 기다리고 있는 링 위에 올랐다. 광저우와 8강 1차전 홈 경기서 1-0으로 승리한 웨스턴시드니는 기세를 몰아 원정 2차전에서 1-2로 패하고도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4강에 올라 서울과 일전을 앞두게 됐다. 내심 4강 상대로 광저우를 낙점하고 기다리고 있던 서울 입장에서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리송한 매치업이다.
광저우에 비하면 웨스턴시드니의 전력은 상대적으로 약해보인다. 더구나 이번 4강 1차전에는 토미 주리치와 브랜든 산탈렙, 수비수 섀넌 콜이 각각 경고누적과 부상을 이유로 결장한다. 그동안 유독 호주 A리그 팀들에 강한 모습을 보였던 K리그의 자신감도 있다. 그러나 최 감독은 '방심 금물'을 선언했다.
전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최 감독은 "광저우와 복수혈전울 기대했는데, 더 무서운 팀이 올라왔다"며 웨스턴시드니에 대한 경계심을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기복이 없는 팀이더라. 일단 우승 도전을 위해 4강까지 올라온 힘은 경계해야할 부분이다. 우리가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라고 강조한 최 감독은 "4강까지 올라온 팀을 만만히 볼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그 말대로다. 웨스턴시드니는 탄탄한 공수 밸런스를 바탕으로 16강에서 J리그 챔피언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를 꺾었고, 8강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광저우를 꺾었다. 만만치 않은 팀이라는 방증이다. 결국, 서울은 웨스턴시드니의 '도장 깨기'를 막고 K리그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 그리고 웨스턴시드니를 꺾고 우승을 향해 나아가는 것 이 두 가지의 목표를 이번 4강전에서 완수해야한다.
최 감독은 "도전자 입장은 우리들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웨스턴시드니를 꺾음으로써 우승을 향해 나아가는 것을 가장 큰 꿈으로 삼고 있다"고 이번 경기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 시즌 못다 이룬 아시아 챔피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서울이 우승을 향한 길목에서 만난 웨스턴시드니를 반드시 꺾어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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