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난 푸이그, 47일 만에 홈런포로 반등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17 12: 47

덕아웃의 가벼운 언쟁이 화제가 된 LA 다저스가 공교롭게도 그 다음날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그런데 언쟁의 피해자(?)격이 된 야시엘 푸이그(24)는 47일 만에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아쉬운 플레이에 판정까지도 야속한 날이었지만 9회 홈런은 주목할 만한 구석이 있었다.
최근 3경기에서 2경기나 멀티히트를 때리며 살아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푸이그는 17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경기에서 5타수 2안타(1홈런) 2삼진을 기록했다. 사실 1회 수비에서 다소간 문제를 드러냈고 득점권 상황에서 아쉽게 물러나는 등 썩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9회 홈런은 개인 및 팀에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선발 중견수로 출전한 푸이그는 1회 다소 아쉬운 수비를 선보였다. 상황은 무사 1루, 그리고 러틀리지의 중전 안타로 이어진 상황이었다. 일단 블랙먼은 2루를 돌아 3루로 뛰기 위한 준비를 마친 상황. 푸이그의 어깨가 강하다고 해도 3루에서 블랙먼을 잡기는 다소 어려워보였던 타이밍이었다. 그러나 푸이그는 자신의 혈기를 주체하지 못하고 공을 3루로 던졌다. 그 사이 1루에 나간 러틀리지가 2루를 파고들어 무사 2,3루가 됐다.

이후 모노의 깊숙한 1루 땅볼 때 3루 주자 블랙먼이 홈을 밟아 다저스는 이날 선취점을 내줬다. 그러나 문제는 푸이그가 좀 더 침착했다면 1루에 있었을 러틀리지가 이 땅볼 때 3루까지 갔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해런은 스텁스의 타석 때 폭투를 던져 러틀리지가 홈을 밟았다. 물론 그 후 상황에 따라 실점할 수도 있어 푸이그만의 문제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그 시점에서는 푸이그의 얼굴이 달아오를 수밖에 없었다.
타석에서는 5·6회 득점권 상황에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며 고개를 숙였다. 5회에는 1사 1,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나 풀카운트 승부에서 빠른 공을 그대로 지켜보며 루킹삼진을 당했다. 약간 낮게 보였으나 구심은 이를 스트라이크로 선언했다. 6회 2사 만루에서도 역시 풀카운트 상황에서 빠른 공을 그냥 지켜봤다. 푸이그는 존에서 빠졌다는 듯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현지 중계진에서는 “(다저스 선발) 해런의 존과는 다르다”며 푸이그를 옹호했지만 결과가 바뀔 리는 없었다.
그러나 9회 무사 1루에서 호킨스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쳐내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바깥쪽 공을 힘차게 받아쳐 최근 살아나는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 홈런은 8월 1일 애틀랜타전 이후 푸이그의 첫 홈런이기도 했다. 후반기 들어 장타 실종에 시달리던 푸이그가 오래간만에 자신의 스윙으로 홈런포를 터뜨린 것이다. 포스트시즌을 내다보고 있는 다저스로서도 반가운 장타였다.
푸이그는 전날 다소간 성의 없는 주루 플레이가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이는 언쟁에 시달렸다. 6회 상황에서 덕아웃으로 걸어 들어가던 푸이그를 맷 켐프가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옆에서 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돈 매팅리 감독은 이 언쟁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푸이그로서는 당황스러울 수도 있는 사태였다. 최근 매팅리 감독으로부터도 계속된 지적을 받고 있던 터라 위축될 수도 있었다. 그런 푸이그가 홈런을 바탕으로 이 어려운 시기를 넘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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