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야구 국가대표팀이 이틀째 훈련을 마쳤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도 머릿 속의 대회 구상을 조금씩 풀어놓고 있는 가운데 주전 선수들의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해 소집돼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 대표팀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이틀차 훈련을 진행했다. 비교적 밝은 분위기 속에 전반적인 컨디션을 조율했다. 전날보다 좀 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눈에 들어올 정도로 팀 워크도 하루 사이에 끈끈해졌다. 이제 대표팀은 18일 잠실에서 마지막으로 훈련한 뒤 19일 선수촌에 입촌한다.
대표팀은 18일 바쁜 하루를 보낸다. 점심을 먹고 나서는 대만과 일본의 주요 전력들의 비디오를 보며 연구에 들어간다. 2시부터는 잠실구장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6시부터는 같은 곳에서 LG와의 연습경기를 진행한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역시 LG와의 연습경기다. 훈련 일정 중 유일한 연습 경기 일정인 만큼 허투루 대할 수 없다. 한편으로는 대표팀의 주전 라인업을 넌지시 살펴볼 수 있는 일전이기도 하다. 류 감독은 "LG전 라인업이 대회 베스트 라인업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했기에 18일 경기에 큰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류 감독은 "4번은 박병호, 8번은 강민호다. 이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라며 넌지시 구상을 드러냈다. 박병호의 4번 출전은 예상된 바고 강민호의 주전 포수 기용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황재균이 리드오프로 출전할 것이 유력시되며 강정호와 김현수가 번갈아가며 5,6번 자리에 배치될 공산이 있다. 손가락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안 되는 강정호는 18일 연습경기에는 지명타자로 나설 계획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주전 유격수다.
백업 선수로는 김상수와 민병헌을 지목했다. 류 감독은 "백업 멤버로 뒤에서 대주자나 대수비로 나설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내야에서는 김상수가, 외야에서는 민병헌이 그런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나지완은 외야수로 분류되어 있지만 지명타자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또 하나의 힌트를 줬다. 이에 외야는 기존 예상대로 좌로부터 김현수 나성범 손아섭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야는 황재균 강정호 오재원 박병호 구도가 유력해졌다.
다만 류 감독은 몇몇 선수들 외의 전체적인 타순에 대해서는 확답을 주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최적을 조합을 짜보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좌타자가 전면배치될 수도, 우타자가 전면배치될 수도 있으며 지그재그 타선 구성도 가능하다.
한편 대표팀은 훈련량을 그렇게 많이 가져가지는 않고 있다. 아무래도 시즌 막판 소집된 만큼 체력적으로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펑고는 개인당 7~15개 사이에서 소화하더라. 배팅도 3번씩 3~4번이니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18일 LG전 이후 19일(입촌일)은 쉰다. 20~21일 공식훈련을 진행한뒤 22일 태국전 이후 23일도 하루를 쉰다. 그날 대만의 경기를 직접 관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일정 수준의 기량이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강한 훈련보다는 컨디션 조절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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