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득점 기회마다 골 결정력에 아쉬움을 남기며 안방에서 웨스턴시드니 원더러스(호주)와 득점 없이 비겼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4강 1차전 웨스턴시드니와 경기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부로 서울은 2차전 시드니 원정에서 ACL 결승 진출 티켓의 향방을 가리게 됐다.
서울은 박희성과 에스쿠데로를 최전방에 배치하고 고요한이 중앙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고명진과 함께 선발로 나선 이상협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오스마르의 자리를 메우고 차두리와 고광민이 좌우 윙백으로, 스리백에는 김주영-김진규-이웅희가 섰다. 골키퍼 장갑은 유상훈이 꼈다.

이에 맞서는 웨스턴시드니도 주전 멤버들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경고 누적과 부상으로 나서지 못한 토미 주리치, 브랜든 산탈렙, 섀넌 콜 등 주축 선수들의 공백이 컸지만, '디펜딩 챔피언'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을 물리치고 4강에 올라온 팀의 저력은 살아있었다. 서울은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빠른 공수전환과 압박을 선보인 웨스턴시드니의 플레이에 경기를 어렵게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
웨스턴시드니의 공세에 초반 분위기를 내준 서울은 조금씩 공격의 점유율을 늘려나갔다. 전반 14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날린 에스쿠데로의 슈팅이 상대 수비수를 맞고 흘러나간 것이 본격적인 공격의 시작이었다. 이후 서울은 파상공세로 끊임없이 웨스턴시드니의 골문을 두들겼다.
하지만 전반 16분, 이날 서울에 있어 가장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수비 진영에서 공을 걷어내 전방으로 밀어준 것이 정확히 에스쿠데로의 발 앞에 떨어졌다. 에스쿠데로 앞을 가로막는 수비수는 골키퍼 한 명뿐인 상황이었다. 뒤에 두 명의 수비수가 쫓아오는 가운데 에스쿠데로의 드리블이 시작됐다. 그러나 에스쿠데로는 골키퍼 앞에서 수비수들에게 따라잡혔고, 천금같은 1대1 찬스는 그대로 무산되고 말았다.
이후로도 서울은 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진규의 헤딩과 전반 20분 고요한의 낮게 깔아찬 슈팅 등이 연달아 골대를 빗겨가거나 수비수에 맞고 흘러나가 득점 기회를 놓쳤다. 전반 23분에는 박희성이 골대 앞으로 공을 끌고 들어가면서 에스쿠데로에게 넘겨줬으나 호흡이 맞지 않아 득점 기회가 무산되기도 했다.
서울의 거친 공세에 주춤하던 웨스턴시드니는 전반 24분 빅토르 로드리게스 사바의 중거리 슈팅으로 반격에 나섰다. 이후 전반 32분에도 날카로운 슈팅으로 서울의 골문을 위협했으나 유상훈이 펀칭으로 걷어내며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공세를 주고 받던 두 팀은 어느 쪽도 골을 터뜨리지 못한 채 0-0으로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먼저 교체카드를 빼든 쪽은 서울이었다. 서울은 후반 시작과 함께 고요한과 박희성을 빼고 몰리나와 에벨톤을 투입하며 공격의 고삐를 조였다. 그러나 후반전에는 웨스턴시드니의 기세가 무서웠다. 빠른 역습 전개로 서울 골대를 향해 달려드는 웨스턴시드니의 연이은 공격에 서울은 진땀을 흘렸다.
공격 기회에서는 웨스턴시드니의 밀집수비가 서울 공격수들을 가로막았다. 후반 15분 연달아 주어진 두 번의 코너킥 상황에서 몰리나가 슈팅에 가까운 날카로운 크로스를 골대 근처로 배달했으나 두 번 모두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고, 후반 17분 상대 뒷공간을 보고 에스쿠데로에게 이어준 패스도 한 발이 부족해 아쉽게 불발됐다.
최 감독은 후반 22분 마지막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상협을 빼고 강승조를 투입한 것. 그러나 이후로도 꽉막힌 골맥은 좀처럼 뚫리지 않았고, 웨스턴시드니의 공격을 유상훈이 선방으로 막아내며 0-0의 접전이 계속 이어졌다. 서울은 후반 추가시간 에벨톤의 슈팅마저 골키퍼 손에 맞고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나는 등 골대 앞에서 번번히 마무리를 놓쳤다.
결국 피말리는 90분의 승부 끝에 결국 득점 없이 웨스턴시드니와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1차전을 0-0으로 비긴 서울은 오는 10월 1일 호주 시드니의 파라마타에 위치한 퍼텍 스타디움에서 결승행 주인공을 가릴 운명의 2차전을 치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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