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는 거뒀지만 개운치 않다. 주포가 빠진 자리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7일 오후 8시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A조 조별리그 2차전서 전반 12분 터진 김승대의 결승골에 힘입어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지난 14일 말레이시아를 3-0으로 꺾었던 한국은 A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한국은 21일 최약체 라오스와의 조별리그 3차전을 남겨두고 있다.

이광종호는 이날 거친 플레이를 펼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지만 부상자도 늘어났다. 전반 17분에는 김신욱(울산)이 오른쪽 종아리에 타박상을 입고 그라운드를 빠져 나갔다. 측면 공격수인 윤일록(서울)도 부상을 당했다. 전반 28분 우리진영에서 수비를 펼치다 오른쪽 무릎 내측인대 부상을 당해 교체되고 말았다.
김신욱과 윤일록이 그라운드에 있을 때 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압도했다.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면서 상대를 위협했다. 하지만 이들이 빠져 나간 뒤 투입된 이종호(전남)과 이용재(바렌 나가사키)의 움직임은 좋지 않았다.
'광양 루니'라는 별명을 가진 이종호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소속팀에서 보였던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비를 의식하면서 좀처럼 안정된 슈팅을 시도하지 못했다. 또 돌파는 상대 수비에 막히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용재도 큰 차이는 없었다. 오랜만에 그라운드에 나선 이용재는 긴장을 풀지 못한 모습. 전반 막판 상대진영 정면에서 기회를 잡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골키퍼에 막혔다.
교체로 투입된 선수들도 이미 이광종 감독의 선택을 받은 선수들. 하지만 기대만큼의 활약이 나오지 않으면서 대표팀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현재 김신욱의 경우 단순 타박상이기 때문에 회복에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일록은 상세한 진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출전 여부가 명확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28년만에 홈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대표팀에게 공격진의 부진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수비가 안정되더라도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공격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수비도 함께 안정되기 때문에 조커들의 활약은 분명히 필요하다.
대표팀은 이날 14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유효슈팅은 6개였다. 그러나 골은 1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상대가 밀집수비를 펼친 상황도 아니었다. 부진하다고 평가하는 것이 정확하다.
결국 중요한 상황서 반전을 만들기 위한 교체는 아니었지만 대체 선수로 나간 선수들의 활약이 없었다. 아니 부진했다고 봐야 정확하다. 이광종 감독의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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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