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2회 연속 우승을 향해 출항한 류중일호가 대회 전 처음이자 마지막 연습경기를 갖는다. 많은 것이 녹아들어있는 경기가 될 전망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이하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18일 오후 6시부터 LG와 연습경기를 치른다. 지난 16일부터 잠실구장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임하고 있는 대표팀은 이날 LG와의 연습경기 이후로는 잠실을 떠난다. 19일에는 선수촌에 입촌하며 하루 휴식을 취하고 20일과 21일은 문학 및 목동 구장에서 공식 훈련으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다. 그 후 22일 태국과의 조별리그 B조 첫 경기가 기다린다.
즉 실전에서 대표팀의 현재 역량을 냉정하게 점검할 수 있는 기회는 이번 한 번 뿐이다. 자체 청백전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야 한다. 긍정적인 부분이 많으면 좋겠지만 보완해야 할 점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류중일 감독도 파트링 상대인 양상문 LG 감독에게 많은 협조를 구하며 준비를 마쳤다.

▲ 홍성무, 첫 오디션 점수는?
이날 대표팀 선발은 홍성무(동의대, kt 입단 예정)로 예고됐다. 이번 아시안게임 24명의 선수 중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다. 그런 홍성무가 이번 경기의 선발로 나서는 이유는 간단하다. 류 감독이 실전에서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영상으로만 봤다. 실전에서 보려고 한다”라면서 홍성무에게 2이닝을 맡기겠다고 공언했다. 선참급 선수들의 휴식일 일정상 LG는 젊은 야수들이 대거 나올 전망이지만 그래도 프로 무대의 선수들인 만큼 좋은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성무의 피칭 내용이 중요한 이유는 예선 마지막 경기인 홍콩전 선발과 불펜진 판도를 그려볼 수 있어서다. 류 감독은 “홍성무의 구위가 기존 필승조보다 좋다면 필승조로 쓰겠다”라는 구상을 드러냈다. 홍성무의 컨디션이 좋을 경우 필승조 구성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반대의 경우 홍성무는 예정대로 홍콩전 선발로 들어가게 된다. 이를 돌려 이야기하면 이날 홍성무의 피칭에 따라 최약체인 홍콩전 선발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궁극적으로는 대표팀 선발 로테이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 김광현-강정호 몸 상태는?
대표팀의 우승 청부사 몫을 할 핵심 선수들의 컨디션 점검도 중요 포인트다. 투수 쪽에서는 아무래도 결승전을 책임질 공산이 큰 김광현(SK)의 구위가 초미의 관심사다. 후반기 전체적인 내용이 좋았고 김광현도 “현재 구위 자체는 좋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대회에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위한 포스팅 자격이 걸린 만큼 동기부여도 투철하다. 22일 태국전과 결승전을 동시에 맡을 가능성도 있어 중간 과정인 이번 경기는 적잖은 의미가 있다.
강정호(넥센)는 손가락 부상 회복 여부가 관심사다. 지난 8월 30일 대구 삼성전에서 홈 슬라이딩 도중 손가락에 부상을 당한 강정호는 그 후 지금까지 단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때문에 손가락 상태와 실전 감각에 다소간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강정호는 상태가 호전되고 있음을 공언하고 있고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생각도 같다. 이날 강정호는 우선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선다. 류중일 감독은 실전 감각만 찾으면 강정호는 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 타순, 류중일의 복안은?
류 감독은 일찌감치 “18일 LG와의 연습경기에 나서는 멤버들이 베스트가 되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밝혔다. 때문에 이날 경기 선발 라인업은 미리 보는 아시안게임 선발 라인업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강정호가 유격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옮기는 것 정도 외에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의 자기 포지션에서 경기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류 감독은 17일 “4번은 박병호(넥센), 8번은 강민호(롯데)”라며 두 선수의 선발 출장만 확실시했다.
하지만 류 감독의 최근 구상을 살펴보면 선발 라인업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외야는 좌로부터 김현수(두산) 나성범(NC) 손아섭(롯데)이 맡고 3루는 황재균(롯데), 2루는 오재원(두산)이 보는 구조다. 나지완(KIA)은 지명타자로 대기한다. 강정호의 지명타자 출전을 배제하면 이 선수들 사이에서 어떤 타순을 구축하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김상수(삼성) 민병헌(두산) 이재원(SK)은 이미 백업 선수로 예고돼 자신의 위치에서 대회를 준비하게 된다.
▲ 팀 플레이, 호흡 척척 맞을까
류 감독의 말대로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대표팀이지만 매일 같이 함께 훈련을 한 사이는 아니다. 분명 어색함은 있다.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수비다. 각 팀마다 수비 포메이션이 다르고 서로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많지 않아 처음에는 애를 먹을 수도 있다. 단기전에서는 수비 등 세밀한 플레이가 승부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 각기 최고 투수를 낼 대만과 일본전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류 감독이 이 부분을 중점으로 보는 이유다.
류 감독은 이번 경기는 수비에 큰 방점을 찍겠다고 예고했다. 양상문 LG 감독에게 “상황이 되면 번트를 대달라” 등 여러 가지 상황을 만들어줄 것을 부탁했다. 실전을 통해 대처 방법을 맞춰가겠다는 뜻이다. 경기 막판 승부처는 물론 승부치기 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는 만큼 번트 시프트와 상대의 작전에 맞는 수비 전략은 반드시 필요하고 또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합숙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아 불안감은 있지만 리그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된 만큼 빠른 정착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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