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이치로, 美·日 타격 역사 뒤바꾼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18 06: 26

메이저리그(MLB) 역사상에서도 손꼽히는 ‘안타 제조기’로 불리는 스즈키 이치로(41, 뉴욕 양키스)의 위대함이 선수 생활의 말년에 더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올 시즌 기록은 나이를 속이지 못하고 있지만 그동안 쌓아온 성적은 어디 가지 않는다. 1년 정도만 더 뛴다면 미·일 타격 역사를 뒤바꿀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1년 MLB 데뷔 이래 리그를 대표하는 안타 머신으로 이름을 날렸던 이치로는 올 시즌 양키스에서 백업 외야수로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경쟁자들을 조금 제칠 만하면 새로운 경쟁자들이 가세하는 통에 입지가 좀처럼 확고해지지 않는다. 그래도 성적은 나쁘지 않다. 133경기에서 326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2할8푼2리, 92안타, 12도루를 기록 중이다. 팀 내 경쟁이 녹록치 않지만 조금만 더 힘을 낸다면 14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의 대업도 쌓는다.
누적된 기록이 워낙 찬란하다보니 이야깃거리도 많은 선수가 이치로다. 지난해 8월 미·일 통산 4000안타를 돌파한 이치로는 17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MLB 통산 3000안타까지 166안타가 남았다. MLB 역사상 3000안타를 넘은 선수는 통산 28명 뿐이다. 현역 선수 중에서는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는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가 이미 3000안타를 넘긴 가운데 내년 복귀가 불투명한 알렉스 로드리게스(2939안타)와 이치로가 가장 이 고지에 근접해있다.

그런데 이치로는 일본에서 9년을 뛴 관계로 MLB에서부터 커리어를 시작한 선수들과 단순 비교를 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이치로의 수준을 고려해 일본과 MLB의 핸디캡을 무시하고 일본 쪽의 성적과 비교해보면 어떨까. 그래도 대단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안타에 있어서는 신적인 존재로 올라선 이치로는 현재 미·일 통산 1957득점도 기록 중이다. 에 의하면 이는 또 하나의 전설적인 인물인 오 사다하루의 1967득점에 불과 10개가 뒤진 것이다.
는 두 선수의 차이점을 짚으면서 이치로의 기록도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오 사다하루는 알려지다시피 통산 868홈런을 기록한 홈런 타자다. ‘홀로 만들어 낸 득점’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치로는 그렇지 않다. 결국 MLB 14년 동안 만들어난 484개의 도루가 이 득점 비율을 높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기민한 주루 플레이는 덤이다. 두 선수의 스타일 모두 의미가 있는 것이다.
안타로 보면 MLB 기록을 가지고 있는 피트 로즈(4256개)까지도 얼마 남지 않았다. 17일까지 4112개로 그다지 차이가 멀지 않다. 역시 한 시즌을 모두 건강하게 소화한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다. 미·일의 차이는 있지만 “어디서든 4000개의 안타를 친다는 것은 대단한 기록”이라는 데릭 지터의 말대로 미국에서도 크게 평가절하하지는 않는 기록이다. 이치로가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접지 않는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꽤 위대한 기록이 많이 쏟아질 것임을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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