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제대 이후 처음으로 배우로 돌아온 정지훈과, 처음으로 정극의 주연을 맡은 크리스탈(에프엑스)이 많은 이들의 우려를 씻고 SBS 새 수목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이하 '내그녀')의 스타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정지훈, 크리스탈은 지난 17일 오후 첫 방송된 '내그녀'에서 처음으로 이현욱과 윤세나가 돼 만났다. 드라마가 베일을 벗기 전 두 사람이 만남을 사실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두 사람은 이러한 우려를 씻고 '내그녀' 속 인물들로 훌륭히 변신했다.
'내그녀'를 향한 대중의 걱정은 하나였다. 바로 가수 출신 연기자들이 대거 포진됐다는 것. 또한 드라마를 이끌어갈 정지훈이 군 제대 이후 처음으로 가수가 아닌 배우로 돌아온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곧 모험과도 같았지만 '내그녀'를 주목하게 하는 요소로도 작용했다.

정지훈의 경우 또 다른 모습의 배우로 돌아왔다. 그동안 영화에서는 주로 액션을, 드라마에서는 주로 코믹을 담당해왔던 그였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정지훈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모습으로 서정 멜로드라마인 '내그녀'에 등장했다. 영화 '닌자 어쌔신'의 닌자도, 드라마 '풀하우스'의 철없는 톱스타도 없었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을 간직한 남자 현욱으로도 잘 어우러지며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특히 첫 회에서는 정지훈의 눈물 연기가 돋보였다. 현욱과 세나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인 그의 전 연인과의 마지막에서, 그는 연인을 사고로 잃은 남자의 아픔을 애달픈 눈물로 나타냈다. 또한 3년 동안이나 이 사건에 대한 트라우마에 괴로워하는 현욱의 모습을 보다 극적으로 표현했다.
사실 정지훈만해도 잘 해낼 수 있을 거란 대중의 믿음이 컸다. 그보다 더 궁금증을 자아냈던 이는 크리스탈이었다. 무대 위에서 첫사랑니에 대한 소녀의 마음을 노래하던 그가 '내그녀' 속 세나가 될 수 있을까. 특히나 그의 전작들인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습격', SBS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에서 톡톡 튀는 10대를 연기했던 그가 상처 많은 캔디가 될 수 있었을까.
첫 회 방송으로 판단하기 이르지만, 크리스탈은 일단 자신의 몫은 모두 해냈다. 대사 처리, 감정 연기 등이 거슬리는 곳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갔고, 정지훈과의 케미도 달달했다. 새침한 여고생을 연기하던 크리스탈은 이 작품을 통해 새로운 배우의 면모를 발견하게 하는데 성공했다.
'내그녀'라는 드라마에 대한 평을 차치하고서라도, 정지훈과 크리스탈의 연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첫 연기만으로는 '내그녀'의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 두 사람이 '내그녀'를 마지막까지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는 대한민국 최고의 연예기획사 AnA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꿈 많은 소녀 세나와 비밀 많은 남자 현욱의 꿈과 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다. 정지훈과 크리스탈, 인피니트의 엘과 호야, 박영규, 차예련, 해령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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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그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