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연습경기가 아닌 것은 LG도 마찬가지다. LG 트윈스가 18일 잠실구장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연습경기를 통해 4위 사수 시나리오를 완성하려 한다.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이 양상문 감독의 필승카드가 되기 위해 대표팀을 상대로 반란을 꿈꾸고 있다.
가장 관심이 가는 이는 선발투수 에버렛 티포드다. 2이닝 내외로 던질 예정지만, 등판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티포드의 투구내용에 따라 LG 선발진이 달라진다. LG는 시즌 재개와 함께 5연전에 들어간다. 때문에 선발투수 5명을 준비시켜야만 한다. 8월 12일 이후 처음으로 실전을 치르는 티포드가 대표팀을 상대로 호투한다면, 선발진에 재합류할 확률이 높다.
4월초 LG 유니폼을 입을 당시만 해도 티포드에 대한 기대치는 하늘을 찔렀다. LG는 2011시즌부터 2012시즌까지 2년 동안 메이저리그서 44경기를 뛴 좌완 파이어볼러 티포드가 레다메스 리즈의 공백을 메워주기를 원했다. 그리고 티포드는 한국프로야구 데뷔전부터 140km 후반대의 패스트볼을 뿌리며 기대를 충족시킬 듯했다. 첫 6경기 동안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 이닝이팅에선 리즈보다 못해도 안정적인 투구로 강한 인상을 심었다.

하지만 티포드는 갈수록 볼넷이 많아지고 구위까지 떨어지면서 고전했다. 이따금씩 팔을 내려 사이드암스로를 했는데 전혀 효과가 없었다. 오히려 제구력만 흔들리는 결과를 낳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왼쪽 어깨에 통증을 느끼고 손가락이 계속 찢어지며 한 달이 넘게 엔트리서 제외됐다. LG가 4위를 사수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제는 선발진 복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리오단 우규민 류제국으로 상위 선발진이 완성됐고, 나머지 두 자리도 신정락 임정우 장진용 등으로 메울 수 있다.
티포드가 반등하기 위해선 시즌 초 보여줬던 구위와 적극적인 투구를 되찾아야한다. 티포드의 포심패스트볼 컷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 모두 경쟁력이 있다. 문제는 네 구종을 모두 구사하면서 불카운트 싸움이 길어지고, 볼넷이 나온다는 것이다. 제구가 잘 이뤄지는 구종만 집중구사해도 되는데 타자와 너무 힘들게 싸우곤 한다. 게다가 사이드암스로 후 다시 팔을 올리면 십중팔구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난 공을 던진다. 과욕이 자멸을 불렀다.
LG로선 수준급 구위를 갖춘 티포드가 이전의 모습을 찾는 게 가장 좋다. 임정우는 선발 등판보다 불펜 등판시 투구 내용이 훨씬 낫다. 장진용도 4위 사수 여부와 직결된 경기에 선발 등판하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기대만큼 큰 실망을 안긴 티포드지만, 아직 기회는 있다.
한편 LG는 티포드 뒤에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을 골고루 등판시킬 계획이다. 양상문 감독은 류중일 감독의 요청에 따라 여러 투수들을 대기시켜놓았다. 야수진 선발라인업은 그동안 교체로 출장해온 선수들 위주로 간다. 지난해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힘을 보탰던 정의윤 김용의 문선재가 대표팀을 상대로 명예회복을 노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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