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달나도’ 서른 즈음 여자들의 삶, 수고했어 오늘도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4.09.18 06: 59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
살다보면 누구나 유독 외롭고 힘든 날이 있다. 마음이 헛헛해져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날. 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가 마음을 울리는 그런 날. SBS ‘달콤한 나의 도시’에 출연 중인 7년차 헤어디자이너 최송이(27), 영어강사 최정인(28), 3년차 변호사 오수진(29)에게도 그런 무거운 날이 찾아왔다.
지난 17일 방송된 SBS 리얼리티 프로그램 '달콤한 나의 도시'에는 현실의 높은 벽에 눈물짓는 출연자들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송이는 상사의 높은 기대감에 지쳐갔고, 정인은 팍팍한 자취생활에 걱정이 늘었으며, 수진은 일과 가족 사이에 힘들어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최송이는 오전부터 일진이 좋지 않았다. 잘못된 예약 때문에 하루 일정이 모두 엉망이 됐다. 기다림이 길어지자 손님들의 항의가 늘어갔다. 최송이는 손님의 불만을 여유있게 대처하며 숨을 돌렸지만, 후배들까지 속을 썩이자 지칠대로 지쳐버렸다.
헤어디자이너 승급시험을 하루 앞두고도 실력이 늘지 않은 후배가 문제였다. 그 화살은 송이에게 돌아왔다. 그녀의 상사는 “송이 실장님은 인턴을 전체적으로 잡아줘야 한다. 지금 송이 실장님이 교육하고 있는 아이들이 문제다. 빨리 키워서 최고의 기술력으로 올려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음 날 만난 헤어숍 원장도 송이에게 좀 더 프로가 될 것을 주문했다. 상사들의 연이은 꾸지람이 버거웠던걸까. 송이는 자신이 마지막까지 가르쳤던 후배가 탈락하자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송이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냥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며 “이 친구가 얼마나 열심히 연습하고 준비해왔는지 봐 왔기에 더 공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최송이는 심리적 경제적인 면에서 최정인보다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다. 이날 월급날을 앞두고 가계부 작성에 나선 정인은 월세와 각종 공과금을 납부하고 난 후 남은 4만원가량의 통장 잔고에 마음이 씁쓸해졌다. 따뜻한 집밥과 엄마의 품이 유독 그리운 밤. 정인은 엄마에게 전화해 “결혼하려고 해도 돈이 없다. 돈 벌기 힘드네”라며 직장인의 애환을 토로했다. 함께 야구를 보러갈 남자친구가 없었더라면 더욱 쓸쓸했을 서울살이였다.
그런가하면 로스쿨 출신의 3년차 변호사 오수진은 쪽잠을 자며 재판을 다니는 바쁘고 외로운 일상을 공개했다. 이날만 해도 수진은 서울에서 홍성, 홍성에서 평택, 평택에서 대전으로 이동한 후에야 겨우 할머니를 만났다. 자신을 키워주신 할머니는 학교폭력으로 힘들었던 학창시절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셨던 듬직한 그늘. 할머니의 품에서 마음껏 어리광을 부린 수진은 이후 야근 때문에 무릎수술을 받으시는 할머니를 찾아뵐 수 없게 되자 힘들어했다.
이때 전화가 걸려왔다. 아버지의 발인 소식을 전하는 변호사 친구였다. 그렇지 않아도 아슬아슬했던 감정이 와르르 무너진 순간. 수진은 “나도 할머니 수술을 못 갔어. 감당하기 힘든 상황인데 그냥 괜찮다 괜찮다 다독이고 있어. 그런데 내가 괜찮다고 말하는 게 너무 미안해”라고 고백하며 눈물을 터뜨렸다. 늘 일이 바빠 가족을 챙기지 못했던 게 마음이 아팠던 것. 그러나 수진은 펑펑 울고 난 후에도 서면을 쓰기 위해 야근하며 만만치 않은 직장생활의 희로애락을 전했다.
전쟁터 같은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서른 즈음 그녀들의 삶. 울고 웃으며 서른의 터닝포인트를 지나고 있는 그녀들의 미래에 웃음 가득한 날만 가득하길 응원한다.
‘달콤한 나의 도시’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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