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축구 대표팀은 지난 1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예선 2번째 경기인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전반 12분 왼쪽 측면에서 김승대(포항)가 가운데로 볼을 투입하려 한 것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 골은 결승골이 됐다.
이 승리로 2연승을 거둔 대표팀은 조 1위로 올라선 동시에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조별예선 최대 난적이었던 사우디를 꺾어 1위로 올라갈 것이 유력하다. 김승대는 2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며 16강 진출 조기 확정의 일등공신이 됐다.
김승대는 경기 후 자신의 결승골에 대해 “찬스가 많았는데 많이 살리지 못해 아쉽다. 골을 넣은 것은 동료들이 (문전에서) 잘 싸워준 덕분이다”라고 밝혔다. 김승대가 가운데로 볼을 보냈을 때 문전에서는 혼전이 벌어졌고, 누구도 볼이 흐르는 방향을 돌려놓지 못한 가운데 상대 골키퍼 또한 그 볼을 막아내지 못해 골이 됐다.
공격의 핵 중 하나인 김승대가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린 것은 고무적이지만, 김신욱(울산)과 윤일록(서울)의 부상은 악재다. 오른쪽 종아리 바깥쪽 타박상을 입은 김신욱은 절뚝이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김신욱의 몸 상태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른쪽 무릎 내측 인대를 다친 윤일록은 정밀진단이 필요하다.
이미 조 1위가 유력한 상황에서 남은 조별예선 경기인 라오스전에는 김신욱과 윤일록 모두 나서지 않고 휴식을 취해도 무관하지만, 윤일록의 상태는 이광종 감독에게도 큰 걱정거리다. 사우디전에서 골키퍼와 1:1 상황을 만드는 패스를 찔러 넣는 등 날카로운 공격력을 과시한 윤일록이 없으면 대표팀의 공격력도 전과 같을 수가 없다.
그러나 에이스 김승대는 특정 선수 1~2명의 부상으로 인해 팀이 약해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두 선수의 부상으로 향후 경기에서 공격 부담이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승대는 “신욱이 형과 일록이가 부상으로 빠진다고 해도 다른 선수들의 장점이 있으니 다른 플레이가 나올 것이다”라고 답했다. 선수 교체로 팀의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달라질 수 있음을 언급한 것이다.
이어 사우디전을 돌아보며 “신욱이 형이 나가서 순간적으로 위태로웠다. (공중볼 경쟁에서 유리하지만 스피드가 빠른 편이 아닌 김신욱이 빠질 경우) 그래도 스피드와 순간적인 반응 속도를 이용해 재미있는 경기를 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이는 김승대가 공격 파트너 변경에 따라 스스로 플레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존재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선수라는 점을 보여준다. 득점 욕심을 부릴 생각도 없다. 김승대는 “득점을 하겠다고 생각하면 동료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찬스가 왔을 때 팀이 승리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전했다. 함께하는 선수와의 조합에 따라 어떤 모습으로든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김승대가 토너먼트에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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