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최용수, 'ACL 3G 연속 무득점'에 전하는 충고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9.18 06: 29

스트라이커는 냉정해야한다. 독수리가 사냥할 때처럼 오래 기다려 한순간의 빈 틈을 찾아내 놓치지 않고 공략해야 한다. 공격수의 마음가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독수리'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아쉬운 0-0 무승부 앞에서 골 결정력에 대한 진지한 조언을 전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4강 1차전 웨스턴시드니와 경기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부로 서울은 2차전 시드니 원정에서 ACL 결승 진출 티켓의 향방을 가리게 됐다.
서울은 이날 득점없이 0-0으로 비기면서 ACL 3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했다. 8강에서 포항을 만나 1, 2차전을 모두 0-0 무승부로 끝냈고, 결국 마지막 순간 승부차기에서 유상훈의 선방에 힘입어 4강에 오른 서울은 4강 1차전에서도 득점을 올리지 못하며 3경기 연속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모든 무득점 무승부가 그렇지만, 이날 서울은 골을 넣지 못한 아쉬움이 유독 컸다.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는 순간은 무수히 많았다. 전반 16분, 역습 상황에서 에스쿠데로가 맞이한 골키퍼와의 1대1 찬스가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수비 진영에서 공을 걷어내 전방으로 밀어준 것이 정확히 에스쿠데로의 발 앞에 떨어졌다. 에스쿠데로 앞을 가로막는 수비수는 골키퍼 한 명뿐인 상황이었다. 뒤에 두 명의 수비수가 쫓아오는 가운데 에스쿠데로의 드리블이 시작됐다. 그러나 에스쿠데로는 골키퍼 앞에서 수비수들에게 따라잡혔고, 천금같은 1대1 찬스는 그대로 무산되고 말았다.
이후로도 서울은 웨스턴시드니의 두터운 수비벽에 가로막혀 좀처럼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지 못했다. 슈팅은 수비수들의 몸에 맞고 튕겨져나왔고, 코너킥 상황에서 골대 쪽으로 크게 휘어들어간 몰리나의 슈팅같은 크로스가 그랬다. 김진규의 헤딩도, 오른쪽 침투 후 밀어넣은 고요한의 슈팅도 한 끗 차이로 골대를 빗겨가거나 수비수에게 가로막혔다.
그라운드 밖에서 지켜보던 최 감독은 답답함을 억눌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ACL 3경기 연속 무득점에 대한 질문을 받은 최 감독은 "냉정하게 단 한 번의 기회를 살리겠다는 생각을 해야한다"고 답했다. "자기 자신과의 인내를 가지고 기다릴 줄 알아야하고 순간 집중력을 발휘해야한다"고 설명한 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상대 밀집수비에 조급함을 가지지 않았나 싶다. 90분 동안 기다릴 줄 알아야한다"며 '인내'를 거듭 강조했다.
정확한 순간, 골로 연결될 단 한 번의 기회를 위해 끝까지 참고 기다릴 줄 아는 인내. 스트라이커의 덕목이기도 한 인내와 냉정함은 '독수리' 최 감독이 제자이자 후배들에게 건네는 진중한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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