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1988 서울올림픽' 세대들이 주축이다.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인원이 많은 나이는 1988년생들이다. 김현수(두산), 이재원(SK), 양현종(KIA), 김광현(SK), 김민성(넥센), 손아섭(롯데)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 차우찬, 넥센 강정호, 롯데 황재균, 두산 민병헌 등 1987년생들이 그 다음이다.
준결승, 결승전 선발로 유력한 양현종, 김광현, 그리고 주전 유격수로 나설 강정호와 1번타자로 유력한 황재균, 외야수 김현수, 손아섭 등은 이제 팀에서 주축 선수가 된 것을 넘어 대표팀에서도 당당하게 한 자리씩을 차지하고 있다. 1986년생인 박병호(넥센), 유원상(LG)까지 하면 서울올림픽 전후 세대가 한국 야구의 중심이 된 셈이다.

어느새 야수조 두 번째 고참이 된 강민호(29, 롯데)는 지난 17일 훈련이 끝난 뒤 "국가대표팀에는 많이 와봤는데 이렇게 어린 선수들이 많은 것은 처음"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강민호는 "걱정도 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좀 더 패기가 있고 젊은 만큼 한 번 분위기 타면 잘 될 것"이라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강민호는 "워낙 잘치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저는 어린 투수들을 잘 리드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한 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젊어진 투수조에서 베테랑이 된 봉중근(34, LG)도 "현종이와 광현이만 잘 던지면 금메달 딸 수 있을 것 같다"며 후배들에게 비중을 실어줬다.
이번 대표팀의 주축인 87, 88년생 선수들은 친구들과 함께 해 즐거운 모습이다. 이재원은 "긴장되지 않는다. 동갑들이 많아서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고 황재균은 "친구들과 함께 훈련해서 재미있다. 즐겁게 훈련하고 있다"며 대표팀의 분위기를 전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구상 속 박병호와 강정호, 김현수는 중심 타선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 등의 뒤를 이어 거포로 배치되는 이 선수들이 한 방의 힘을 보여줘야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투수들은 김광현이 5년 만에 대표팀으로 돌아왔고 한현희, 이재학, 이태양 등 1990년대생 어린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고 던지는 게 중요하다.
국제 무대는 실력보다도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이 야구 뿐 아니라 스포츠계의 속설이다. 그러나 이번 대표팀은 경험보다 패기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야구계의 황금 세대 중 하나였던 1982년생은 이제 대표팀에 한 명도 남아있지 않다. 그 빈 자리를 젊은 선수들이 메워가기 위해서는 경험을 메울 철저한 전력 분석과 맞춤 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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