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내그녀', 정지훈 발목 잡는 대본이 문제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4.09.18 09: 07

[OSEN=박정선의 티키타카 ] 가수 겸 배우 비가 SBS 새 수목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이하 '내그녀')로 오랜만에 안방극장으로 컴백했다. 그러나 첫 방송 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탐탁치 않다.
비는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내그녀' 첫 회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처를 가진 남자 현욱으로 분했다. 그리고 이날 방송에서는 현욱의 아픔과 함께 연인의 동생인 세나(크리스탈 분)와의 강렬한 첫 만남이 그려졌다. 분명한 것은 비는 연기 변신을 시도했지만 이 변신이 시청자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는 지금까지 영화에선 액션을, 드라마에선 코믹을 선보여왔다. 그의 브라운관 성공작들을 살펴보면 KBS 2TV '풀하우스', '상두야 학교 가자' 등이다. 이처럼 주로 로맨틱 코미디에서 웃음을 담당했다. 시청자들은 그의 장난기 많고 소년 같은 매력을 사랑했고, 비는 여기에 걸맞은 캐릭터로 보답했다.

'내그녀'의 비는 좀 다르다. 그가 연기하는 현욱은 까칠하고 외로운 사람이다. '풀하우스'의 비가 까칠하지만 코믹한 캐락터였다면, 현욱은 상처를 안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까칠함이다. 여기에 현욱은 옛 사랑을 잊지 못하는 애잔함까지 가지고 있다. 대중들에게 익숙했던 TV 속 비의 매력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비가 아니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에 맞게 연기를 소화하고 있다. 표정, 눈빛, 말투 등 비는 현욱이라는 캐릭터에 맞는 모습을 보여줬다. 문제는 드라마에 있다. 비가 현욱을 잘 표현해낸다하더라도, 현욱의 캐릭터와 이야기 전개가 마치 인터넷 로맨스 소설을 보는 것처럼 부담스럽기만 하기 때문.
'내그녀'의 첫 회는 그야말로 '오글거리는' 설정 투성이었다. 세나는 전형적인 캔디 캐릭터였고, 현욱은 허세 가득했다. 극 중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클리셰 투성이에 단순하기만 했다. 다음 장면의 전개는 쉽게 예측 가능했으며, 이런 탓에 '폼만 잡는' B급 로맨스의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드라마의 허술함은 배우들의 연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비가 아무리 현욱의 키다리 아저씨 캐릭터를 위해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다해도, 드라마의 설정 자체가 부담스러우니 보는 이들에겐 거북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비의 드라마 컴백은 지난 2010년 KBS 2TV '도망자 플랜B' 이후 4년여 만이다. 그동안 배우로서 큰 활약을 보여줬던 그였기에 시청자들도 기대를 가져왔으며, 비 또한 많은 준비 끝에 대중 앞에 나섰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첫 선을 보인 '내그녀'를 향한 실망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첫 술에 배 부를 순 없다. 비가 지금의 혹평을 뒤집고 '내그녀'를 이끌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는 대한민국 최고의 연예기획사 AnA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꿈 많은 소녀 세나와 비밀 많은 남자 현욱의 꿈과 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다. 정지훈과 크리스탈, 인피니트의 엘과 호야, 박영규, 차예련, 해령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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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그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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