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야구] 진지한 손아섭, 태극마크 악바리 진면모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18 21: 05

손아섭(26, 롯데)은 항상 진지한 사나이다. 조금 잘했다고 해서 들뜨는 법이 없다. 그런 손아섭의 근성과 진중함은 연습경기에서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매 플레이에 집중했고 대표팀의 붙박이 우익수가 될 자격을 스스로 증명했다.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외야의 핵심 중 하나인 손아섭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에서 선발 우익수 및 2번 타자로 출전, 4타수 3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좋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여기에 2회에는 호수비까지 연출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하며 이번 대회 전망을 밝혔다. 가벼운 몸놀림이었다.
리그 최고의 교타자 중 하나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손아섭은 올 시즌에도 좋은 활약과 함께 대표팀에 승선했다. 112경기에서 타율 3할5푼7리, 14홈런, 68타점을 기록하며 롯데의 핵심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아마도 외야에서 딱 한 명을 선발해야 했다면,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성적과 임팩트였다. 그럼에도 손아섭은 들뜨지 않고 차분히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18일 연습경기 맹활약은 그 결과물이었다.

이날 2번 타자로 나선 손아섭은 0-2로 뒤진 1사 1사에서 상대 선발 티포드를 상대로 깨끗한 좌전안타를 뽑아내며 시동을 걸었다. 이날 대표팀 타자들이 티포드의 공을 공략하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었음을 고려하면 손아섭의 안타는 타격감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이어 3회 무사 1,2루에서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만루 기회를 만든 손아섭은 6회 중전안타를 뽑아내며 이날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모든 상황이 사실상 끝난 9회 2사 1루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중전안타를 쳤다. 대표팀에서 2번 타순에 배치, "출루율에 중점을 두겠다"고 한 손아섭의 다짐이 그대로 드러났다.
수비에서는 0-2로 뒤진 2회 1사 1루에서의 호수비가 빛났다. 현재윤의 타구가 우중간을 향했다. 중견수 나성범과 우익수 손아섭이 교차하는 지점이라 충돌도 우려됐다. 그러나 먼저 콜을 한 손아섭이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내며 마운드에 서 있던 홍성무를 지원했다. 빠졌다면 초반 흐름이 완전히 LG 쪽으로 넘어갈 수도 있었다. 역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면 잡아낼 수 없는 타구였다.
손아섭의 진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숨은 플레이도 있었다. 1회 1사 후 안타를 치고 나갔을 때다. 2사 후 박병호의 타구가 좌익수 방면으로 떴다. 누가 봐도 공수교대가 되는 타이밍이었다. 그러나 손아섭은 연습경기임에도 불구하고 2루를 돌아 최선을 다해 3루까지 뛰었다. 연습경기지만 결코 기본을 잊지 않는 모습이었다. 야구의 신은 항상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손아섭의 아시안게임 전망이 밝아 보이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
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