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야구] ‘투타 안정세’, 대표팀 금메달 청신호 켜졌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18 21: 04

우려했던 심각한 실전 감각 저하나 컨디션 저하는 없었다.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아시안게임)에 나설 야구 대표팀이 중간 리허설에서 좋은 모습을 선보이며 2회 연속 금메달에 기대를 부풀렸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10-3으로 크게 이겼다. 0-3으로 뒤진 3회 무사 만루서 터진 나성범의 만루포로 분위기를 가져왔고 이후 마운드가 탄탄히 버티며 비교적 여유있는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여기에 타선은 경기 후반 집중력을 과시하며 차곡차곡 점수차를 벌렸다.
사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이 이 경기를 앞두고 가장 걱정했던 것은 선수들의 감각 저하와 컨디션 조율이었다. 시즌을 치르다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라 감각 저하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였지만 거사를 앞두고 몇몇 선수의 컨디션이 처질 경우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었다. 스스로 컨디션을 만드는 과정도 중요했다. 대회에 맞춰 100%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기우였다. 대표팀 선수들은 차분히 금메달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물론 연습경기였고 LG도 베스트 라인업을 구축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마운드에 오른 투수들의 구위는 충분히 고무적이었다. 후반기 막판 썩 좋지 않았던 모습을 보인 투수들이 나란히 호투하며 LG 타선을 3피안타 4볼넷 3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나마 2실점은 조별예선 최약체 홍콩전 선발이 될 것으로 보이는 홍성무가 허용한 것이었다. 1점은 김광현의 공을 잘 받아친 최승준의 홈런이었다.
4회부터는 1실점도 하지 않았다. 4회 안지만, 5회 차우찬, 6회 한현희, 7회 이태양, 8회 이재학, 9회 임창용으로 이어진 대표팀 마운드는 저마다 비교적 좋은 모습을 선보이며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이 투수들은 4회부터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LG 타자들이 대다수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것을 고려해도 고무적인 내용이었다. 아직 대회까지 시간이 남아있음을 고려하면 적당한 과정에 올라 있는 것이 확실해 보였다.
타선도 시간이 지날수록 힘을 냈다. 초반에는 티포드의 공을 쳐내지 못했지만 타순이 한 바퀴 돈 뒤로는 좋은 모습을 선보이며 점차 올라오는 타격감을 맘껏 선보였다. 특히 손가락 부상으로 우려를 샀던 강정호가 2루타 한 방을 포함해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는 것은 이날 최대의 수확이었다. 나성범은 3회 홈런을 비롯해 장타 2개를 때렸고 나지완은 지명타자 자리에서 3타점을 쓸어담았다. 
그 외 아무래도 덜 주목을 받았던 선수들 또한 대부분 안타를 신고하며 타격 평준화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한정된 엔트리에서 다양한 작전을 내야 하는 단기전에서는 이 또한 웃음을 머금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타격은 타석에 들어설수록 계속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대표팀은 조별예선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이는 대만전에 앞서 22일 태국전에서 또 한 번의 간단한 스파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고루 타격감을 끌어올린다면 대만전에서는 100%에 가까운 컨디션을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역시 청신호다.
주루와 수비에서도 별다른 문제를 드러내지 않았다. 김상수 민병헌을 비롯, 발 빠른 선수들이 LG 배터리를 흔들었고 수비에도 보이지 않는 실책 하나 없이 좋은 감을 이어갔다. 가장 걱정했던 선수들 간의 호흡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투수들이 너무 잘 던져 번트 시프트 등 다양한 상황을 대비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대표팀이 금메달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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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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