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이 웃으면 시청자도 웃고, 신세경이 울면 시청자도 따라 운다. 방송 4회 만에 시청자를 완벽하게 홀린 신세경에게는 어린 아이들이 내뿜는 묘한 기운이 있다. 한 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배우 신세경이 보이는 새로운 방식의 순수함은 사람을 이끄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18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언맨’ 4회에서는 이동욱이 신세경, 정유근과 함께 한은정의 흔적을 찾아 나선 모습이 그려졌다. 정유근의 편지 한 장으로 인해 급작스럽게 시작된 여행에서 신세경은 이동욱의 텅 빈 마음을 따뜻함으로 채웠고, 한은정 어머니의 상처를 어루만졌다. 새로운 힐링녀의 탄생이다.
이날 영문도 모른 채 홍빈(이동욱 분)을 찾아 나선 세동(신세경 분)은 아름다운 풍광에 기뻐했다. 처음 와 본 곳에서 아이처럼 맑게 웃으며 밑도 끝도 없이 행복해 하는 세동의 모습은 홍빈과 창(정유근 분), 또 버스 안의 모든 사람들에 행복한 기운을 전달했다. 마침내 도착한 태희(한은정 분)의 집에는 태희의 부모와 밝게 웃고 있는 태희의 사진이 홍빈을 맞이했다.

특히 태희의 사망에 정신을 놓고 있던 태희의 어머니는 세동을 태희로 착각했고, 세동을 꼭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태희 어머니는 “태희야”라고 부르며 “어디 갔었어”라고 물어 세동을 당황하게 했다. 세동은 “어미 가슴 다 찢어 놓고 어디 갔다가 이제서 왔니”라며 자신을 쓰다듬는 태희 어머니의 모습에 당황하며 얼어붙는 듯 했지만 곧 눈물을 흘렸다. 세동은 “태희 아니다”라고 소리치는 홍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놀다가 오느라 늦어서 죄송하다”며 눈물을 펑펑 쏟아 태희 어머니를 위로했다. 오랜만에 만난 딸을 꼭 안고 함께 눈물을 흘리는 태희 어머니의 모습은 분노만 가득했던 홍빈의 마음도 움직인 모습이었다.
신세경은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세동을 연기하며 그간의 작품에서 쉽게 볼 수 없던 다양한 표정으로 시선을 끈다. 어린 아이처럼 아무 계산 없이 얼굴을 한껏 찡그리고 웃는 모습이 새롭다. 또 시도 때도 없이 청량하게 울려 퍼지는 신세경의 웃음소리는 대체 그가 왜 웃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어느새 보는 이를 따라 웃게 한다. 이는 오지랖 넓은 그가 주위 모든 일에 참견하면서 세상 가장 착한 여자처럼 행동하는 모습도 이미 그의 웃음에 전염된 보는 이들에게 이유를 따질 새 없이 ‘손세동이니까’라는 말로 개연성을 부여한다.
분노라는 감정에 솔직해 그 분노를 몸 밖의 칼로 표현하는 남자 주홍빈 역 이동욱과 대척점에 있는 신세경은 아무 때나 터져 나오는 웃음과 눈물 등 솔직한 감정 표현으로 강렬한 대비를 이루지만 이들은 서로를 향한 이끌림으로 서로의 빈곳을 채워갈 예정이다. 하지만 까칠한 남자와 따뜻한 여자라는 그저 그런 설정은 그런 감정을 몸밖에 꺼내 가시화시킨 극단적인 표현 방법으로 특별함을 더했다. 감정에 솔직해 좋으면 크게 웃고, 슬프면 목놓아 우는 신세경의 표현법이 이동욱의 뾰족한 칼을 어떻게 무디게 만들어갈지, 신세경 곁에 있으면 누구나 저절로 치유가 되는 놀라운 마법은 시청자를 울고 웃기며 앞으로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
한편 '아이언맨'은 아픔투성이인 마음 때문에 몸에 칼이 돋는 한 남자와 그런 그를 진짜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따뜻한 여자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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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