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자기야‘, 엄마도 사랑이 필요한 여자랍니다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4.09.19 07: 01

[OSEN=정소영 인턴기자] 어느 순간부터 누군가의 아내, 며느리, 엄마로 살아온 그녀들도 사실은 여전히 여자였다.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백년손님 - 자기야’에서는 사위 신효섭을 본 장모는 딸 김민지에 부러움을 느꼈다.
이날 방송에서 김민지의 임신 소식을 고백한 신효섭은 장모가 준비한 임신 축하 파티에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형태를 분간할 수 없는 아기 초음파 사진을 보며 자기를 닮은 것 같다고 우길 뿐만 아니라 장인장모에게 아기 심장소리를 들려주며 흥분했다. 하지만 “요즘에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는 ‘예비아빠’ 신효섭의 끝이 없는 ‘팔불출’ 면모는 장모를 뿌듯하면서도 슬프게 만들었다.

과거 남편과는 180도 다른 사위 신효섭의 모습에 장모가 기어코 분노를 터뜨린 것이다. 장모는 “나는 딸 임신했을 때도 직장 다녔다. 그것도 한 시간 반씩 왔다 갔다 하면서”며 서운한 과거를 털어놓았고 신효섭은 “아버님이 안 데려다 주셨어요?”라며 순진하게 물었다. 이에 장모는 어이없는 헛웃음만 터뜨리고 장인은 객쩍게 말을 더듬을 뿐이었다. 이어 신효섭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저는 입덧하는 아내를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달려나간다”며 불난 집에 기름을 들이부었다.
장모로서는 딸을 끔찍이 사랑해주는 사위의 모습이 예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러운 마음이 몽글몽글 피어오르지 않을 수 없었을 터. 거기다 어머니는 입덧 안했냐는 사위의 질문에 장인이 안했어라고 대답하자 장모는 “안하긴 왜 안하냐. 자기 몰래 다했다”며 분노를 토해냈다. 이어 그는 “나 직장 다닐 때는 결혼한 여자가 직장 다니기 힘들었다. 그러니까 짓궂은 언니들이 결혼하고도 직장을 다니는 내가 얄미웠는지 과자에 크림을 빼고 치약을 넣어 줬다. 치약을 먹으면 입덧 하듯이 욱~하는 모습을 보고 임신 했구나 알아차리려고 한 것이다. 나는 직장 계속 다니려고 꾹 참고 먹었다”며 힘들었던 과거를 고백했다.
이어진 인터뷰를 통해 장모는 “우리 딸이지만 한편 같은 여자로 ‘내가 못 받았던 사랑을 받고 있구나.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위한테 고맙기도 하고 제 힘들었던 과거도 생각나고...” 말하며 울먹였다. 그간 엄마, 며느리, 장모로만 살아온 그는 사실 과거에도 지금도 여전히 사랑이 필요한 여자일 뿐이다.
여자로서의 삶보다는 엄마, 며느리, 장모의 삶을 살며 언젠가부터 자신의 이름을 잊어버린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의 마음이 그럴 것이다. 자신이 입는 것, 꾸미는 것, 먹는 것은 아까워하면서 딸, 남편에게는 모든 것을 내어주며 따뜻한 그늘이 돼준 엄마 또한 ‘여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자기야'는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1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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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백년손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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