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최고의 타자 중 하나로 손꼽히는 미겔 카브레라(31, 디트로이트)가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기록에 도달했다. 11년 연속 300루타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꾸준함을 과시했다. 이제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시기도 그리 멀지 않았다.
카브레라는 18일(이하 한국시간)까지 타율 3할1푼8리, 23홈런, 10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05를 기록 중이다. 물론 지난 2년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휩쓸었던 기록보다는 못하다. 잔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그럼에도 여전히 리그 정상급 성적임을 알 수 있다. 통증을 호소하면서도 어쨌든 11년 연속 100타점 고지를 넘어섰고 10년 연속 3할도 유력시된다.
그런 카브레라는 11년 연속 300루타라는 값진 기록도 세웠다. 카브레라는 18일까지 홈런 23개, 2루타 48개 등을 기록하며 총 301루타를 쌓았다. 이로써 카브레라는 플로리다 시절이었던 2004년부터 이어온 연속 300루타 이상 기록을 11년으로 연장했다. 2012년에는 377루타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고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올해 또한 이 기록은 넘어섬으로써 체면치레를 했다.

300루타는 홈런 30개를 친다고 해도 200안타에 근접하는 동시에 적어도 40개 이상의 2루타를 쳐야 가능한 기록이다. 공갈포로는 어림도 없는 고지며 단타 위주의 타자도 잡기 어려운 기록이다. 실제 11년 연속 300루타 이상은 MLB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선수들의 성적표에서도 그리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카브레라보다 더 좋은 기록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루 게릭(13년, 1926년~1938년), 윌리 메이스(13년, 1954년~1966년), 알버트 푸홀스(12년, 2001년~2012년) 정도다. ‘무결점 타자’라는 극찬을 받았던 푸홀스조차 지난해 12년에서 기록이 끊겼다. 말 그대로 한 시즌만 부진하면, 혹은 부상으로 상당수 경기에 결장할 경우 날아갈 수 있는 기록이다. 카브레라의 기량, 꾸준함, 그리고 자기관리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카브레라가 내년에도 이 기록을 세우면 푸홀스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며 이후로는 현역 최고, 그리고 역대 최고에도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 MLB 역대 최고 연봉에도 도전하는 카브레라가 계속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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