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tvN의 드라마가 주춤하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1% 안팎의 시청률에도 쾌재를 부르겠지만, 시청률 10%를 넘겨버린 괴물 같은 '응답하라' 시리즈 탓에 2~3%에도 체감 만족감이 확 줄었기 때문.
물론 '응답하라' 시리즈의 흥행 효과로 덕을 본 게 훨씬 더 많다. '응답하라'로 tvN 드라마를 처음 접한 이들이 이후에도 꾸준히 tvN 드라마 시청자로 머물러 시청률 상승에. 실제로 tvN 드라마는 '응답하라' 시리즈 전후로 나뉘어 시청률이 눈에 띄게 급증했다.
'응답하라 1994'의 후속으로 방영된 '응급남녀'는 시청률 5%를 넘겼으며, 스릴러라는 장르극으로 우려를 샀던 '갑동이' 역시도 2%대 시청률을 넘겼고 이와는 별개로 큰 이슈몰이 하며 방송내내 많은 이의 관심을 집중케 했다.

이후 스타급 주연 배우 없이 선을 보였던 '연애말고 결혼'이 시청률 3%를 넘기며 또 한 번의 흥행을 이어갔고, '고교처세왕'은 2%대 시청률을 넘기며 tvN 월화극 부활에 불을 지폈다. '막돼먹은 영애씨' 시리즈 '식샤를 합시다' 등도 2%에 육박한 시청률로 목요드라마 가능성을 입증했다.
문제는 tvN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지금이다. 현재 방영중인 월화드라마 '마이 시크릿 호텔', 목요드라마 '잉여공주', 금토드라마 '아홉수소년', 일요드라마 '삼총사'가 모두 1% 안팎의 시청률에 그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작품은 1%를 못넘긴 0%대 시청률로 '응답하라' 시리즈 이전 tvN 드라마 시청률로 역행했다.

위기의식 때문일까. tvN 측은 후속작 '라이어게임' '미생' 등 후속작품 홍보에 돌입했다. '마이 시크릿 호텔' '아홉수소년'이 확실히 자리를 잡지도 않은 상황에서 후속작 프로모션이 늘어난다는 건 분명 불편한 상황이다.
월화극을 비롯해, 목, 금토, 일요드라마, 그리고 곧 일일 아침드라마의 부활을 앞두고 있는 tvN 드라마는 분명 양적으로 팽창했다. 반면 tvN을 대표할 만한 킬러콘텐츠는 부재다.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뷔페'도 물론 좋지만, '맛집'을 결정하는 건 메뉴판 음식 종류나 개수가 아닌 대중의 입맛을 확실히 사로잡을 만한 인기 메뉴라는 걸 생각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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