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펜싱] 김지연-이라진, 엇갈린 두 절친 선후배의 희비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9.20 21: 21

절친한 선후배로 알려진 김지연(26, 익산시청)과 이라진(24, 인천중구청)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세계랭킹 12위인 이라진은 20일 고양실내체육관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사브르 결승서 세계 6위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 중 랭킹이 가장 높은 김지연을 15-11로 물리쳤다.
김지연과 이라진은 고등학교 선후배 때부터 대표팀까지 줄곧 한솥밥을 먹어온 절친한 사이다. 김지연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예선을 잘해야 결승서 라진이와 만날 수 있다"면서 "라진이는 공격과 센스가 좋아 많이 까다로운 상대다. 고등학교 후배라 서로를 너무 잘 안다. 결승에서 만나 금, 은메달을 나눠갖고 싶다"고 후배 이라진과의 결승 만남을 꿈꿨다.

당초 김지연의 시나리오와는 조금 달랐지만 원하는 그림이 그려졌다. 김지연은 당초 예선 1, 2위로 올라가 이라진과 결승에서 붙길 원했다. 하지만 둘은 3, 4위로 나란히 예선을 통과했다. 결국 방향은 달랐지만 둘 모두 결승에 진출하며 김지연의 꿈이 이뤄졌다.
하지만 언니의 꿈은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못했다. 후배 이라진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꿈꿨던 결승 무대서 함께 피스트에 올랐지만 동생 이라진의 기세와 체력적 열세에 밀렸다. 준결승서 많은 체력을 소진한 김지연은 장기인 발펜싱을 살리지 못했다. 이라진의 능수능란한 경기 운영에 속절없이 당했다.
만년 2인자였던 이라진은 한국 펜싱을 대표하고 런던 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김지연을 꺾은 뒤 "결승서 지연이 언니를 만나 너무 힘들었는데 이겨서 정말 기분이 좋다. 남은 단체전서도 금메달을 딸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감격에 찬 소감을 던졌다.
김지연은 "2등을 해서 조금 많이 아쉽다. 그래도 한국 선수가 1등을 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4강전서 힘을 빼 체력이 달렸고, 라진이도 워낙 잘해 내가 졌다. 아쉽긴 하지만 괜찮다"면서 "남은 단체전서는 꼭 1등을 하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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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좌)-이라진 / 고양=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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