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 없는 착한 드라마 KBS 2TV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에 분란을 일으키는 양희경이 시선을 끈다. 극에 갈등 상황을 유발하는 양희경의 안 끼는 데 없는 활약은 극을 감칠맛 있게 이끌어나가고 있지만, 시청자의 혈압을 유발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지난 20일 방송된 ‘가족끼리 왜이래’에서는 순금(양희경 분)이 강재(윤박 분)의 상견례 자리를 망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착하고 사람 좋기만 한 오빠 순봉(유동근 분)이 사돈이 될 기찬(김일우 분), 양금(견미리 분)에게 무시당하자 입을 삐죽거리며 날을 세우기 시작한 것. 양금은 순봉에게 병원에 두부를 납품하게 해주겠다고 말했는데, 순금은 “호의와 실례를 구분하라”며 “우리가 두부팔러 나왔냐”고 대꾸해 상견례 자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순금은 강재를 데릴사위로 데려가려는 기찬과 양금에게 “장남을 날름 데려가려 한다”며 톡톡 쏘기 시작해 이들의 기분을 완전히 상하게 만들었다. 때문에 기찬과 양금은 강재와의 결혼을 엎으려고까지 했던 상황. 하지만 강재의 뛰어난 수술 실력을 또 한 번 확인한 기찬은 결혼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해 양금은 분노를 꾹꾹 눌러 담을 수밖에 없었다. 순금의 말로 인해 강재의 앞날이 더욱 험난해진 것이다.

이후 순금은 강재에게 사과했지만 앞으로 자신의 결혼에 신경을 끄고 살라는 강재의 독한 말에 또 한 번 화를 내면서, 강심(김현주 분)에게 분풀이를 했다. 그는 늦게까지 일하고 돌아온 강심에게 모진 말을 쏟아내면서 조카들과 불편한 관계를 지속했다.
순금은 ‘가족끼리 왜이래’의 첫 회 부터 말실수를 이어가며 순봉 가족의 일에 초를 치는 설정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순봉의 집에 얹혀사는 그는 엄마가 없는 이들 집에서 대신 집안일을 해주며 안주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 순하고 착한 순봉이 자식들에 당하는 것을 가만 보지 못하고 대신 나서 오빠를 대변하면서 분란을 조장하는 얄미운 모습으로 시청자에 웃음을 선사하지만 화를 돋우기도 하는 주요 캐릭터로 활약하는 중이다.
특히 중견배우 양희경은 특유의 하이톤 목소리에서 조곤조곤 내뱉는 얄미운 말과 뚱한 표정에서 눈만 살짝 위로 흘기는 새침한 표정 등 흠잡을 데 없는 연기력으로 이런 순금의 캐릭터를 더욱 생생하게 연기해 순금의 캐릭터가 더욱 큰 존재감을 발휘하게 하고 있다.
극에 갈등을 유발하는 뚜렷한 악역 없이 무심한 성격의 자식들과 그를 바라보며 희생하는 아버지라는 주요 인물 관계에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가족끼리 왜이래’에서 순금 캐릭터는 극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보는 이의 혈압을 상승하게 하지만 그의 활약을 기대하게 하는 중독성을 발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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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끼리 왜이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