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아시안게임 첫날 고양을 뒤흔들었던 한국 펜싱이 둘째 날도 대거 메달 사냥에 나선다.
지난 20일은 한국 펜싱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날이었다. 남녀 각각 2명씩 모두 4명의 선수가 출전해 금, 은메달을 싹쓸이했다. 주인공은 여자 사브르 개인전 금, 은메달리스인 이라진(24, 인천중구청, 세계 12위)과 김지연(26, 익산시청, 세계 6위), 그리고 남자 에페 개인전서 나란히 금, 은메달을 목에 건 정진선(화성시청, 세계 5위)과 박경두(이상 30, 해남군청, 세계 10위)였다.
이날 여자 사브르와 남자 에페 개인전이 열린 고양실내체육관은 구름관중이 몰렸다. 정진선은 "무슨 콘서트인 줄 알았다. 경기장 밖에 줄 서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예전에는 펜싱을 몰랐던 분들이 많았는데 비인기 종목에서 인기 종목으로 바뀌는 시기인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기뻐했다.

국민들의 열렬한 성원을 등에 업은 태극 남매들은 피스트 위에서 한없이 빛났다. 승승장구했다. 출전한 4명의 남녀 선수가 나란히 결승에 진출하며 금메달을 놓고 행복한 집안 싸움을 펼쳤다. 메달 색깔에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는 아쉽게 진 동료를 위로했고, 아쉬움의 은메달을 따낸 이는 동료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한국 펜싱은 대회 둘째 날인 21일에도 파죽지세의 기세를 이어간다. 후발 주자들의 면면이 예사롭지 않아 가능성이 꽤 높다. 한국 펜싱의 살아있는 전설 남현희(33, 성남시청)를 비롯해 전희숙(30, 서울시청, 이상 여자 플뢰레), 남자 사브르의 구본길(25)과 김정환(31, 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이 동반 출전해 금빛 찌르기에 나선다.
남현희(세계 14위)는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 펜싱의 전설이다.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서 2관왕 2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고양에서 2관왕, 3연패의 위업에 도전한다. 남현희의 '경쟁자'로 꼽히는 전희숙도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세계랭킹이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8위에 올라있다. 최근 기세도 좋아 남현희와 메달 색을 다툴 것으로 전망된다.
남자 사브르 개인전서는 세계랭킹 1위 구본길이 우승후보 0순위다. 광저우의 영광에 이어 2연패를 조준하고 있다. 런던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던 세계 2위 김정환도 구본길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다.
한국 펜싱이 인천아시안게임 첫 날에 이어 둘째 날도 아시아를 집어삼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dolyng@osen.co.kr
전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