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했던 2014년’ 커쇼, MLB 역사에 선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21 05: 58

20승 고지를 밟은 클레이튼 커쇼(26, LA 다저스)가 화려했던 2014년의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적어도 올 시즌에는 비교 대상자가 없다. 메이저리그(MLB) 역사와 견줘야 한다. 21세기 투수로서는 최정상급 기록이다.
커쇼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7피안타 9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20승 고지를 밟았다. 초반 내용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고 팀 타선의 넉넉한 지원까지 등에 업으며 승리를 따냈다. 평균자책점이 1.70에서 1.80으로 조금 올랐다는 것은 아쉽지만 20승에 더 큰 방점을 찍을 만한 경기였다.
커쇼 개인으로서는 2011년 21승에 이어 두 번째 20승 고지다. 그런데 당시와는 다른 것이 있다. 커쇼는 2011년 33경기에 등판했다. 그러나 올해는 26경기 등판에 그쳤다. 시즌 초반 어깨 부상 여파로 5주 가량을 쉬었기 때문이다. 등판 횟수가 적어 20승 도전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이었지만 커쇼의 괴력은 이를 만회하고도 남았다.

에 의하면 1961년 이후 26경기 만에 20승 고지를 밟은 선수는 커쇼까지 총 6명 뿐이다. 가장 근래에는 1999년 페드로 마르티네스(당시 보스턴)가 기록했다. 21세기 첫 영예를 커쇼가 안은 것이다. 한편 커쇼는 다저스가 LA로 연고를 이전한 1958년 이후 두 차례나 20승 시즌을 기록한 네 명의 선수(쿠팩스, 드라이스데일, 오스틴) 중 하나가 됐다. 쿠팩스(1963, 1965, 1966)가 세 차례 20승 시즌을 기록했는데 커쇼의 남은 경력을 생각하면 이 기록도 언젠간 깨질 가능성이 있다.
이제 커쇼는 정규시즌 한 경기 정도를 남겨두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상 2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릴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을 가질 예정이다. 이 경기에서 패하지 않는다면 커쇼는 MLB 역사상 13명밖에 이뤄내지 못한 ‘20승 이상, 승률 85% 이상’의 기록도 세울 수 있다. 21세기 들어서는 클리프 리(2008년, 22승3패), 맥스 슈어저(2013년, 21승3패), 로저 클레멘스(2001년, 20승3패)만이 이 기록을 가지고 있다.
4년 연속 양대 리그 통합 평균자책점 1위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커쇼는 2011년 2.28, 2012년 2.53, 2013년 1.83으로 3년 연속 통합 1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유력하다. 현재 1.8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커쇼는 2위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2.07)에 앞서 있다. 커쇼가 마지막 경기에서 크게 부진하지 않는다면 MLB 역사상 첫 4년 연속 양대 리그 평균자책점 1위 선수가 탄생할 수 있다. 커쇼가 마지막 경기에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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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글리필드(시카고)=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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