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야구] ‘없으면 큰 일’ 오재원, 치솟는 존재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21 06: 10

팀의 에이스도, 팀의 득점을 책임지는 중심타자도 아니다. 그러나 그 존재감만큼은 그 어떤 선수보다 묵직하다. 내야의 멀티 플레이어 오재원(29, 두산)의 가치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회 완주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올 시즌 타율 3할2푼4리, 5홈런, 38타점, 30도루를 기록한 오재원은 이번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의 일원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본 포지션인 2루는 물론 내야 전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활용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개인적으로도 군 문제가 걸려 있는 만큼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주전 2루수로 낙점돼 9번 타순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표팀의 구성을 보면 오재원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다른 포지션들은 대부분 대체자들이 버티고 있다. 이를 테면 유격수 포지션은 주전인 강정호(넥센)가 빠질 경우 김상수(삼성)가 곧바로 들어갈 수 있다. 3루는 황재균(롯데)과 김민성(넥센)의 경쟁 구도다. 모두 자기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2루는 그렇지 않다. 올 시즌 전문 2루수로 시즌을 소화한 선수는 오재원 하나뿐이다. 선발 당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부분이다.

류중일 감독은 김상수 김민성에게 2루수 연습을 시키며 오재원의 공백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경험이 적고 감각이 떨어진다는 측면에서 썩 내키는 카드는 아니다. 류 감독도 “오재원은 경기를 모두 소화해야 할 것 같다”라며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즉 오재원이 빠지면 대표팀 내야 구성은 완전히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 “현재 대표팀에서 몸에 가장 신경을 써야 할 선수”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오재원도 각오를 다지고 있다. 대회 전 애지중지하던 글러브를 분실해 상심이 크기도 했지만 이내 “절대 실책을 하지 않겠다”라며 내야를 굳게 사수할 뜻을 숨기지 않고 있다. 글러브 분실은 “액땜했다고 생각하겠다”며 애써 잊으려 노력 중이다. 꿈에도 그리던 태극마크를 단 만큼 이번 기회를 헛되이 보내지 않겠다는 각오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오재원이 든든하게 버텨야 대표팀의 구상도 꼬이지 않고 마지막까지 갈 수 있다. 다행히 좋은 징조가 여기저기서 보인다.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에서 몇 차례 깔끔한 수비를 선보이며 탄성을 자아냈다. 유격수들이 계속 바뀌는 와중에서도 호흡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오재원이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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