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가 훈련 중에 선수들에게 사인을 요청하더라. 어이가 없어서 혼 좀 냈다.”
한국 야구대표팀 류중일 감독이 대회 진행과 관련해 아쉬움을 전했다. 류 감독은 21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훈련에 앞서 “어제 목동구장에서 훈련하는데 자원봉사자들이 선수들에게 사인을 요청했다. 어이없게 훈련용으로 배치된 공을 마음대로 몇 개씩 잡아서 사인해달라고 하더라. 그 모습을 보고 혼 좀 냈다”고 밝혔다.
이어 류 감독은 “사인은 개인적으로 요청하는 거다. 물론 자원봉사자로 뽑히고 주위 친구들이 사인을 부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훈련 중에, 그것도 훈련하는 데 사용하는 공인구를 마음대로 가져가서 사인 받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회 전반적으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듯하다”며 안타까워했다.

류 감독은 사인과 관련해 일어났던 자신의 에피소드도 이야기했다.
“올 시즌 초반이었다. 사우나에서 야구팬 부자와 만났는데 초등학생 정도 된 아이가 사인을 요청했다. 사인 받을 종이가 없었는지 쓰레기통에서 우유팩을 가져와 우유팩을 펴서 사인을 받으려 했다.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안 해줬는데 계속 머릿속에 남더라.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 아이가 올 때까지 기다렸고, 마침 차에 팬북이 있어서 거기에 사인을 해서 줬다. 팬들도 사인을 받는다면 제대로 준비하는 게 매너가 아닌가 싶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류 감독은 대회기간 중 낯선 숙소 생활과 관련해 “나도 그렇지만 선수들이 특히 힘들 것이다. 숙소에 TV도 없어서 딱히 시간을 보낼 게 없다. 바둑판이라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 시간이 안 간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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