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다. 어떻게 3연승을 했지?"
스스로에게 되물을 정도로 극적인 우승이었다. '스크린여왕' 최예지(19, 골프존 아카데미/파리게이츠)가 WGTOUR 사상 처음으로 3연승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최예지는 21일 경기 시흥 화인비전스크린에서 끝난 '2014-15 KT금호렌터카 WGTOUR Summer Season' 4차 파이널 대회의 골프존 비전시스템의 골프존카운티 안성Q(파72, 5786m)에서 진행된 경기에서 3번의 연장전 끝에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섬머시즌 2차 대회부터 4차 대회까지 3연속 우승을 차지한 최예지는 이번 시즌 3승, WGTOUR 통산 6승째를 수확했다. 우승상금도 1000만 원을 보태며 시즌 누적상금도 약 3300만 원(33,166,667원)이 됐다. 올 시즌 치른 4경기 중 우승 3번, 준우승 1번으로 다승, 상금, 대상포인트 등 전 부문을 자신의 이름으로 채워 넣고 있는 최예지다.
특히 최예지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오는 10월 23일부터 26일까지 남촌CC에서 개최되는 KLPGA투어 'KB금융 스타 챔피언십' 출전권까지 거머쥐었다. WGTOUR 누적상금 역시 1억1135만 원이 됐다.
최예지는 경기 후 "신기하다. 어떻게 3연승을 했지"라며 스스로에게 반문한 뒤 "기록을 세우고 싶다고 말을 많이 했지만 실제로 이뤄질지는 몰랐다"면서 "없었던 기록이었기 때문에 기분이 좋다. 운이 많이 따라줬다. 연습만 가지고 안되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 시즌 목표를 5승이라고 말했는데 2승만 더 하면 된다고 생각하니 설렌다"는 최예지는 "또 우승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었던 대회였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마지막 홀을 앞두고 김지민(25, 골프존엔터테인먼트)에 1타를 뒤졌던 최예지였다. 때문에 3연속 우승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그러나 김지민이 마지막 홀에서 2미터가 되지 않는 짧은 파 퍼팅을 놓치면서 보기를 범해 연장에 돌입하는 행운을 얻었다. 최예지는 결국 그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3번째 연장에서 파를 쳐 보기에 그친 김지민을 밀어냈다.
최예지는 연장전에 돌입한 것에 대해 "사실 마지막 홀에서 졌다고 생각했다. 5미터 정도의 퍼트였는데 지나가 버려서 마음을 놓았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지민이 언니와 동타라고 하더라"면서 "생각지도 않았던 연장전이었기 때문에 긴장하지 않고 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최예지는 2012년 WGTOUR에 참가한 이후 단 한 경기를 제외하고는 5위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다. 그만큼 강한 멘탈과 기복 없는 플레이가 특징이다. 또 전체 선수들 중에서 항상 제일 먼저 경기장에 방문해서 연습을 시작하는 부지런함도 강점이다.

"제 주위에는 항상 좋은 분들만 계시는 것 같다"는 최예지는 "주변분들이 잘할 수 있다. 우승할 수 있다 등 긍정적이고 자신감을 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덕분에 마인드 컨트롤도 잘되고 있다"며 고마워하기도 했다. 또 최예지는 "오는 11월 시드전을 통과한 뒤 즐거운 마음으로 윈터시즌에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새로운 모자 패션을 선보인 최예지는 "그동안 선캡만 썼는데 이번에는 스냅백 스타일의 골프모자로 바꿨다.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지만 징크스를 만들고 싶지 않았고 스폰서에 대해 예의를 갖추고 싶었다"면서 "이 때가 아니면 바꿀 수 없다는 생각과 색다른 변화를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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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