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구 국가대표팀이 예상보다 높은 전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일본 대표팀은 21일 목동구장에서 오후 2시부터 한 시간 반 동안 공식 훈련을 소화했다. 일본 대표팀은 기본적인 수비 훈련과 타격 훈련을 간단히 소화한 뒤 중국 대표팀에게 목동구장 그라운드를 넘겼다. 두 팀은 22일 같은 장소에서 예선 1차전을 갖는다.
고지마 히로타미 일본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날 훈련이 끝난 뒤 "우리는 금메달을 따러 아시안게임에 참가했지만 대만을 이겨야 한다거나 한국을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사회인 야구선수들이기 때문에 메달을 따도 아무런 보상이 없다. 다만 일본을 대표해서 대회에 참가했다는 정신으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고지마 감독은 이어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때부터 한국 팀을 많이 봐왔다.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강한 팀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팀에 대한 인상을 밝혔다. 고지마 감독은 "한국은 일본과 달리 실력이 좋은 프로 선수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많이 봐왔던 이대호는 없지만 다른 선수들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고지마 감독의 말은 '한국이 강하다'는 말로도 볼 수 있지만 그 만큼 한국을 많이 분석해놓았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이날 훈련을 지켜본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일본 감독과 이야기를 나눠 보니 정말 많이 분석을 했다. 그리고 타격 훈련을 하는데 선수들 다 장타력이 의외로 뛰어나다. 우리나라 2군 실력보다 훨씬 높다"고 밝혔다.
일본은 지난해까지 많은 대회에 나섰던 사회인 야구선수들이 지난해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지명되면서 빠져나갔다. 그러나 고지마 감독은 "현재 대표팀 중 절반 정도는 프로의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3~4명 정도는 올해 드래프트에 뽑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사회인 야구선수들도 프로에 지명을 받아 입단하는 경우가 이따금 있다.
그러나 베테랑들이 빠져 나간 투수력은 일본의 근심거리다. 허 위원은 "고지마 감독이 '투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베테랑들이 빠지면서 젊은 선수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고지마 감독은 22일 중국전 선발투수에 대해 "오른손 투수"라고 귀띔하면서 "사실 어느 선수가 나가도 실력이 거기서 거기"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일제히 나쁘다는 말로도, 다 좋다는 말로도 들릴 수 있는 일본 감독의 여유였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