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국가대표' 이현일(34, MG새마을금고)이 짜릿한 한일전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 박주봉 현 일본대표팀 감독 앞에서 거둔 승리라 더욱 각별했다.
한국은 21일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 단체전 8강에서 일본에 3-2로 승리를 거뒀다. 이번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단체전의 경우 동메달 결정전이 없어 준결승에 오른 한국은 동메달을 확보했다.
한국은 손완호(26, 상무)가 나선 제 1경기와 유연성(28, 상무)-이용대(26, 삼성전기)가 출전한 2경기에서 첫 세트를 모두 내주고도 세트 스코어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어진 3, 4경기에서는 이동근(24, 요넥스)과 고성현(27, 상무)-신백철(25, 김천시청)이 모두 무너져 2-2 동점이 됐다.

2-0으로 리드하다 2-2 동점을 허용한 한국은 일순 위기감이 감돌았다. 자칫하다가는 8강전에서 탈락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는 순간. 그러나 한국에는 제5경기 마지막 주자로 코트에 선 이현일이 있었다. 이현일은 일본의 마지막 선수인 우에다 다쿠마와 경기를 맞아 라켓을 꽉 쥐었다.
2012 런던올림픽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던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한 번 국가대표라는 이름으로 코트에 섰다. "후배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다"던 이현일은 이날 준결승 진출이 걸린 마지막 제5경기 단식에서 자신이 복귀해야했던 이유를 확실히 증명했다.
우에다의 공세에 14-21로 1세트를 내준 이현일은 2세트 본격적으로 경기를 컨트롤하기 시작했다. 한점차 끈질긴 추격전을 반복하며 우에다를 괴롭힌 이현일은 10-10 동점 상황에서 상대의 잇딴 실수를 놓치지 않고 단숨에 역전에 성공, 15-10으로 점수차를 벌리며 상승세를 가져왔다.
이현일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우에다는 크게 흔들렸고, 결국 2세트를 21-18로 제압하며 세트스코어 1-1 균형을 맞췄다. 리드를 빼앗긴 우에다가 주춤거리는 사이 이현일은 3세트 초반부터 상대를 거세게 밀어붙이며 5-1로 크게 앞섰고, 추격의 여지를 주지 않은 채 파죽지세로 점수를 벌리며 21-9 로 우에다를 제압했다. 심리적으로 불안할 수 있는 상황에서 노련하게 경기를 풀어간 베테랑다운 모습이었다.
costball@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