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 하기노 고스케(일본)이 남자 자유형 200m서 금메달을 따내며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
박태환은 21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3위에 올랐다. 박태환은 1분 45초 85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1위는 하기노 고스케가 1분 45초 23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동안 아시아 무대서 남자 자유형 200m는 박태환과 쑨양(중국)의 양강 대결이었다. 특히 지난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박태환과 쑨양은 나린히 은메달을 목에 걸며 아시아 최고 자리를 놓고 경재을 펼쳤다.

박태환에게 자유형 200m는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비록 은메달이 그치기는 했지만 그가 아시아 최고 선수로 자리매김하는데 자유형 200m는 가장 중요한 종목. 특히 단거리 종목이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자존심이 걸린 모습이다.
원래 출발이 중장거리 선수였던 박태환은 마이클 볼(호주) 전담 코치를 만나면서 스피드를 끌어 올리는데 집중했다. 스타트가 좋은 박태환의 장점을 더 끌어 올리기 위함이었다. 볼 감독의 고민은 박태환에게 더 큰 장점을 만들어줬다. 출발부터 폭발적인 힘을 쏟아내면서 오히려 주종목이 단거리로 바뀌었다. 그 결과 박태환은 2010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쑨양의 자존심을 눌렀다.
박태환의 경쟁자인 쑨양은 198cm에서 나오는 파워와 지구력이 장점이다. 이번 대회서도 쑨양은 박태환과 경쟁 보다는 자신이 가진 자유형 1500m의 세계 신기록을 세우는데 초점을 맞추기도 했다. 하지만 자존심 싸움서 뒤질 수 없다는 생각에 단거리에도 집중했다. 그 결과 이번 대회를 앞두고 쑨양은 필살적으로 체중감량을 실시했다.
박태환과 쑨양의 경쟁에 하기노 고스케(일본)이 끼어 들었다. 2년 전인 2012년 런던올림픽 개인혼영 400m 동메달리스트 하기노는 떠오르는 신성이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와 400m에서도 은메달을 거머쥐었고, 올해 열린 환태평양선수권서는 개인혼영 200m와 400m를 석권했다.
이날 하기노는 막판까지 스퍼트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선배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틈을 놓치지 않고 스퍼트를 펼쳤다. 결국 인천 아시안게임은 안방의 영웅 보다는 새로운 영웅을 맞이하게 됐다. 하기노는 박태환과 쑨양이 양분하던 남자 자유형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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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