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父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는 있어도 모자(母子) 금메달리스트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내야수 황재균(롯데)는 새로운 역사를 쓸 준비를 마쳤다.
잘 알려진대로 황재균의 아버지 황정곤 씨와 어머니 설민경 씨는 모두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이다. 특히 어머니는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테니스 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금메달리스트다. 황재균은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재능을 물려받은데다가 본인의 노력까지 더해져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다는 데 성공했다.
대표팀 집안에서 자란 황재균에게 태극마크는 언젠가 꼭 이뤄야 할 목표였다. 2007년 야구월드컵 멤버로 뽑히고도 부상으로 탈락했던 황재균은 이번이 첫 대표팀 선발이다. 그는 "이번에 잘해서 꼭 WBC에도 나가고 싶다. 나중에 FA를 앞둔 시즌이라고 해도 절대 빠지는 일 없이 모든 대표팀에 출전하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앞서 대표팀에 선발됐을 때 황재균의 어머니인 설민경씨는 눈물까지 보였다고 한다. 이제는 선수촌에 들어간 아들에게 조언을 해줬을 터. 32년 전 마찬가지로 선수촌에 입소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해 줄 말은 더 많을 법하다.
그렇지만 황재균은 "어머니는 그냥 별다른 이야기 없이 '잘하고 와라'고만 하셨다. 워낙 우리 어머니가 덤덤하신데, 말 그대로 '상여자'다"라며 씩 웃었다. 여장부다운 어머니는 대표팀에 들어가는 아들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 황재균은 톱타자로 나설 전망이다. 이미 류중일 감독은 "황재균을 1번 타자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상황. 황재균은 "어느 자리에서든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겠다. 원래 초구 공략을 좋아하는데, 1번 타자로 나가면 공격적인 성향을 좀 줄여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