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26, 로러스)이 일본의 에이스인 오타 유키(13위)아 명승부 끝에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 올랐다.
세계랭킹 15위 허준은 22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펜싱 남자 플뢰레 4강서 혈투 끝에 오타를 15-14로 힘겹게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허준은 잠시 후 오후 8시 30분부터 세계 1위 마졘페이(중국)와 금메달을 다툰다.
8강서 대표팀 동료 손영기(29, 대전도시공사)를 15-11로 따돌린 허준은 준결승 두 번째 경기서 일본의 에이스인 오타와 함께 피스트(펜싱 경기장)에 올랐다. 이날 고양엔 많은 일본 취재진이 몰렸을 정도로 오타에 대한 관심이 상당했다. 오타는 2006 도하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과 2008 베이징올림픽 개인전 은메달에 빛나는 강호였다.

선취점을 내준 허준은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빠른 발과 날 선 공격으로 내리 2점을 따냈다. 하지만 오타에게 연속 2점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허준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순간 수비에 이은 공격이 빛났다. 같은 방법으로 2점을 만회, 4-4로 맞섰다. 이어 몸을 날리는 기습 공격으로 역전에 성공한 뒤 추가 득점에 성공하며 6-4로 달아났다. 허준은 1라운드를 7-4로 앞서며 기선을 제압했다.
2라운드 초반 위기가 찾아왔다. 연달아 3점을 내주며 7-7까지 동점을 허용했다. 1점을 더 내줘 역전 당한 허준은 오타의 목을 찔러 8-8로 균형을 이뤘다.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다. 오타의 노련미가 빛났다. 허준의 공격을 정확히 예측한 뒤 반격해 득점했다. 허준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9-9.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허준이 오타의 공격을 방어한 뒤 반격, 10-9로 재역전했다. 기세가 오른 허준은 적극적인 공격으로 오타의 몸통을 정확히 노려 내리 2점을 획득, 12-9로 달아났다.
분위기를 내준 오타는 물을 마시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피스트엔 전운이 감돌았다. 허준이 다시 한 번 오타의 몸통을 기습적으로 노리며 13-9로 리드, 승기를 잡는 듯했다. 허준은 2라운드를 13-10으로 앞선 채 마쳤다. 3라운드 초반 다시 위기를 맞았다. 39초 만에 13-13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위기의 순간 허준의 칼끝이 번뜩였다. 상대보다 먼저 목을 찔러 귀중한 득점을 얻었다. 허준은 이후 2점을 내줘 패할 위기에 몰렸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번복,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허준은 결국 회심의 마지막 공격을 성공시킨 뒤 칼을 집어던지며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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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