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완승이었다. 하지만 태국전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모두 얻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A조 예선 태국과의 경기에서 1회말에만 8점을 집중시키는 등 일방적인 경기를 하며 15-0으로 5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목표대로 대표팀은 첫 경기를 순조롭게 끝냈다.
대승을 예견한 대표팀은 이날 경기 다양한 실험을 했다. 우선 호투하던 선발 김광현(SK)을 2이닝만 던지게 하고 여러 투수들을 번갈아 투입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또한 유격수 김상수(삼성)와 3루수 김민성(넥센) 등 여러 야수들을 고르게 기용하면서 여유 있게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특히 중간에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도 있는 이태양(한화)과 이재학(NC)이 1이닝씩 무실점 호투한 것이 좋았다. 이들은 4회초와 5회초를 퍼펙트로 막았다. 유원상(LG)이 다소 흔들린 것을 제외하면 마운드는 계획에서 어긋난 점이 크게 없었다.
이재원(SK)을 포수로도 써봤다. 결과가 썩 좋지만은 않았다. 3회초 유원상(LG)과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이재원은 1사 1, 3루 위기에서 왕비치 아디찻의 2루 도루를 저지하지 못했다. 타석에서는 제법 큰 타구를 날렸지만 외야 가운데 워닝 트랙 부근에서 잡혔다.
하지만 하지 못한 것이 하나 있었다. 새로운 2루수를 가동해보는 일이었다. 오재원(두산)은 현재 대표팀의 유일한 2루수다. 김민성이나 김상수가 2루수로 나설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오재원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대표팀 내야에는 비상이 걸린다.
따라서 손쉽게 이길 수 있는 태국과의 싸움에서 오재원 외 다른 선수가 2루에 들어가는 상황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도 필요했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은 오재원을 마지막 이닝까지 썼다. 실험을 해보기에는 좋은 기회였지만, 이제 남은 실험의 기회는 홍콩전이 전부다.
타선이 조금 더 터져주지 못한 것도 약간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타선이 좀 더 활발했다면 수비 불안으로 인한 실점을 감안하더라도 오재원을 빼고 다른 선수를 2루에 세워둘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4회말에 15점차를 만들었고, 콜드게임 완성을 위해서는 실점이 하나도 없어야만 했다. 새로운 2루수의 실책으로 1점이라도 내줬다면 자칫 2이닝을 더 치러 전력을 소비하는 일이 생겼을지도 모르기에 위험을 떠안기에는 부담이 없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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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