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유도] '2연패' 정경미, 설경과 '남북대결'은 격려의 무대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09.22 20: 30

남북대결로 관심을 모았지만 냉정함은 없었다. 오히려 서로를 위하며 언니-동생으로 맞대결을 펼쳤다. 그래서 따낸 금메달이기 때문에 더욱 빛났다.
정경미는 22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유도 78kg급 결승서 북한의 설경을 맞아 지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이 종목에서 정상에 올랐던 정경미는 인천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아시안게임 2연패에 성공한 최초의 한국 여자 유도 선수가 됐다.
정경미는 4강에서 몽골의 바툴가 문크흐투야에 빗당겨치기로 절반을 따낸 뒤 누르기로 절반을 추가하며 한판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정경미는 4강에서 남북대결을 펼쳤다.

정경미의 상대는 북한의 자랑인 설경. 그는 이번 대회 정경미의 최대 라이벌로 지목된 선수다. 설경은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70kg급으로 출전해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지난해 78kg급으로 체급을 올린 이후 출전한 브라질 리우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이 종목의 신흥 강자로 급부상했다. 그 결과 설경은 2013년 북한의 '체육인 10대 최우수 선수'에도 선정됐다.
그만큼 설경에 대해 북한이 거는 기대는 굉장하다. 전략 종목으로 선정할 만큼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정경미는 설경에 대해 자신감이 넘친다. 이미 지난해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 설경과 만나 승리를 거둔 경험이 있다.
정경미는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허리 디스크가 따라 다니며 방해했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훈련을 했고 금메달로 만회했다. 특히 정경미는 경기를 앞두고 설경과 "너무 힘들다.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다. 그러나 경기는 최선을 다하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설경이 우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 좋은 선수니 앞으로 더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경쟁자가 아니라 우정의 동반자였다. 비록 설경이 어린나이지만 질 수 없다는 각오로 임했다. 그래서 더 뿌듯한 결과를 얻었다. 치열하지만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눈 우정의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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