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게임이 속출하고 있다. 이러다 그들만의 종목이 되는 건 아닐지 우려된다.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이 지난 22일 예선 3경기를 시작으로 닻을 올렸다. 홍콩-대만전, 중국-일본전, 태국-한국전 3경기 모두 콜드게임, 그것도 영봉승으로 일찌감치 끝났다. 너무 일방적인 경기가 되자 '야구를 보는 재미마저 반감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문학에서 열린 B조 예선 첫 경기 홍콩-대만전부터 콜드게임이 나왔다. 대만이 홍콩을 12-0, 7회 콜드게임으로 제압한 것이다. 대만은 안타 9개를 치고도 12점을 냈는데 홍콩 투수들이 11개의 사사구를 내준 덕분이었다. 홍콩은 안타도 2개밖에 뽑지 못하며 영봉패했다.

목동에서 치러진 A조 예선 첫 경기 중국-일본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본이 11-0으로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둔 것이다. 한 때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중국은 올림픽에서 야구가 퇴출된 후 투자가 미비해졌다. 일본에 5안타 영봉패를 당하며 무릎을 꿇어야 했다.
A조 예선 태국-한국전은 더욱 심했다. 정예 전력을 구축한 한국이 장단 13안타를 터뜨리며 15-0, 5회 콜드게임 승으로 끝낸 것이다. 태국은 공식 기록된 실책 2개 외에도 기본기가 결여된 플레이로 자멸했다. 한국은 마치 어린아이 손목 비틀 듯 태국을 제압했다.
이처럼 3경기 모두 콜드게임인 데다 패한 팀에서 1점도 뽑지 못할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가 됐다는 점에서 국가간 전력차가 얼마나 심한지 보여준다. 한국·대만·일본이 맞붙지 않은 이상 나머지 중국·태국·홍콩·파키스탄·몽골 등은 대회에 참가하는 것에만 의의를 두는 모습이다.
게다가 일본은 예부터 아시안게임에 사회인 야구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릴 정도로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고, 대만도 이번 아시안게임부터 병역혜택을 없애며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했다. 아시안게임 야구의 중요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 야구 비인기화도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아직 많은 경기들이 남아있지만 대회 첫 경기부터 콜드게임에 영봉승 경기가 속출하며 야구 재미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러다 그들만의 종목이 될지도 모른다. 더 나아가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종목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진지하게 걱정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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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