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한 수가 맞아들었다. 타순 변화가 제대로 맞아들었다. 약체를 상대로 한 실험이었지만 신의 한 수였다. 대만을 상대로 한 확실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대표팀은 2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예선전에서 태국을 15-0으로 5회 콜드게임으로 눌렀다. 이날 선발 라인업은 큰 폭의 변화를 맞았다. 예상과 달리 민병헌이 리드오프로 나섰고 김현수와 나성범이 서로 타순을 바꿨다. 류 감독의 선택이었다.
민병헌은 이날 3타수 2안타 1타점 3득점 1도루를 기록하며 리드오프로 제몫을 다했다. 2안타 포함 몸에 맞는 공까지 더해 3차례 출루에 성공해 모두 홈을 밟았다. 타격감이 좋지 않은 황재균을 대신해 류 감독은 민병헌을 리드오프로 선택했다고 경기 전 밝혔다.

민병헌은 소속팀인 두산에서 리드오프로 425타수 가운데 375타수를 소화했다. 리드오프로 타율 3할5푼7리 11홈런 66타점을 찍었다. 반면 황재균은 소속팀인 롯데에서 리드오프로 443타수 가운데 66타수만 소화했다. 황재균은 6번(233타수), 7번(108타수) 타순을 더 많이 배치됐다.
또 류 감독은 고심 끝에 ‘3번 김현수-6번 나성범’을 선택했다. "나성범이 좋은 선수지만 (대표팀은 처음이라) 긴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김현수는 국제대회에서 워낙 좋은 성적을 거뒀던 선수다. 그래서 내 판단으로 3번으로 내보냈다"고 했다. 파워와 리그 성적에서 앞선 나성범을 3번 타자로 예고했던 류 감독은 결국 변화를 택했다.
카드는 맞아들었다. 김현수는 대표팀의 첫 타점을 기록하는 등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국제대회 타율 4할이었던 김현수는 국제대회서 88타수 36안타 타율 4할9리 17타점을 기록하게 됐다. 나성범도 이날 내야안타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대표팀 공격에 힘을 보탰다.
변화를 수용한 류 감독의 한 수가 돋보였던 경기였다. 류 감독은 이날 경기 후 “황재균 대신 리드오프 민병헌을 내세운 것과 3번 김현수-6번 나성범을 배치한 게 잘 맞아들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류 감독은 향후 이 타순을 유지할 것 같다고도 했다. 대표팀이 최상의 라인업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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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