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보면 뜨끔해진다. 또한 보다 보면 공감되는 토론이다.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이 이번에는 스마트폰 중독과 악성댓글로 점철되는 인터넷 문화에 대해 꼬집었다.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공론화하며 자꾸 곱씹어보게 되는 유익한 예능프로그램의 진가를 발휘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비정상회담’은 ‘인터넷이 안 되면 불안한 나, 비정상인가요?’라는 2AM 조권이 꺼낸 안건을 바탕으로 IT 강국 한국의 어두운 단면을 다뤘다.
스마트폰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생긴 대화의 단절, 아이들 교육상의 문제점 등에 대해 격렬한 의견 대립이 벌어졌다. 또한 악성댓글 범람으로 인한 인터넷 실명제 도입 찬반 토론이 이어졌다.

각자의 사고방식과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이 같은 문제에 대한 견해는 극명하게 갈렸지만 그래도 공통적인 의견은 있었다. 바로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문제가 아니라, 이를 사용하는 이들이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
물론 언제나처럼 딱 떨어지는 정답은 없었다.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어느 정도의 용인 가능한 합의점을 도출할 뿐이었다. 이날 방송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활용해 소통을 하는데 있어서 기본적인 예의와 배려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로 이들의 열렬한 토론을 마무리 지었다.
공감과 비공감은 시청자들의 선택에 맡겼다. 하나의 의견으로 일치하는 것은 사실 흔치 않은 일. 누구든지 둘 이상이 모이면 의견이 모아지는 것은 어렵다. 때문에 누구에게든 타인은 비정상일 수밖에 없는 것. 프로그램의 제목인 ‘비정상회담’의 의미는 작은 구성부터 그리고 결론 도출까지 영향을 미친다.
‘비정상회담’을 보다 보면, 이 프로그램의 제목이 사실은 중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챈다. 정상이 아닌 외국인이 모여 각 나라를 대표한다는 의미와 개성이 강한 외국인들에게 서로가 비정상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 같은 중의적인 의미는 프로그램의 기본적인 운용 방식이기도 하다. 굳이 의견을 일치시키진 않고 공론화하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게 하나의 현상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외국인 패널들이 쏟아내는 이야기가 공감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이의 제기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1시간이라는 방송 시간이 헛되지 않는 것은 이 같은 공론화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게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열과 성을 다해 의견을 내놓는 외국인 패널들의 열린 시각과 개성 강한 사고방식을 접하는 즐거움, 이들이 쏟아내는 이야기에서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한편 ‘비정상회담’은 샘 오취리, 기욤 패트리, 에네스 카야, 줄리안, 로빈 데이아나, 타쿠야, 알베르토 몬디, 장위안, 타일러 라쉬, 다니엘 스눅스, 다니엘 린데만 등이 출연하고 있다. 이날 방송에는 알베르토 몬디 대신에 알베르토 루사나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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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