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힐링캠프’ 송해, 청춘은 나이와 무관하다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09.23 06: 59

방송인 송해가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다. 30년 가까이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며 시청자들과 가까운 곳에서 호흡한 그의 내공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지난 22일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서는 지난 15일에 이어 송해 편 두 번째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날 송해는 먼저 세상을 떠난 외아들 이야기로 눈시울을 붉혔고, ‘전국노래자랑’에 얽힌 풍성한 일화들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송해가 17년 동안 진행한 교통방송 라디오프로그램을 하차한 이유는 아들이었다. 그는 “교통사고가 참 허망하다. 외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어버렸다. 사고지점인 한남대교를 지금도 잘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눈물을 훔치느라 자주 말을 잇지 못했다. “살려달라는 아들을 지켜만 봤다”며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은 사람으로서 청취자들을 만날 자신이 없었다”며 아들을 잃은 후 좌절했던 과거를 털어놨다.

그에게 위안이 된 ‘전국노래자랑’ 일화는 흥미로웠다. 막강한 입담과 화수분 같은 일화들로 MC들은 물론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동안 거쳐 간 300명의 PD를 ‘시어머니’로 칭하는가 하면, 남달랐던 사연의 출연자들을 회상했다. 가수 이미자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자 관객들에게 이름을 물어 상황을 모면한 에피소드는 웃음을 자아냈다. “예심 통과가 서울대 합격보다 어렵다”는 자부심에는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그의 행복론은 인상 깊었다. 매 순간을 행복한 마음으로 만끽한다는 그였다. 매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일에 설레 하며, 설령 내일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도 천직으로 여기는 마음이 있어 장수 MC가 됐다는 이야기다. 오랫동안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했지만 오프닝 순간이 긴장되고, PD와 작가들의 ‘눈치’를 살피며, 예심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는 등 성실함은 기본이었다.
88세라는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고, MC 이경규 김제동 성유리를 들었다 놨다 하는 그는 혈기 왕성한 청춘과 다르지 않았다. 후임 MC 자리를 간곡히 부탁했다는 이상벽에게 “50년 후에 오라”고 말하는 유쾌함 또한 그러했다. ‘전국노래자랑’을 KBS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이끌어온 원동력이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말한다. “송해 오빠, 이대로 계속 함께 해요.”
jay@osen.co.kr
‘힐링캠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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