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에르난데스, 42년만에 대기록 합작?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23 10: 10

이 시대 최고의 투수들로 손꼽히는 클레이튼 커쇼(26, LA 다저스)와 펠릭스 에르난데스(28, 시애틀)가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다. 사이영상 수상이 유력한 가운데 42년 만의 대기록까지 합작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커쇼와 에르난데스는 올 시즌 각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투수들로 우뚝 섰다. 커쇼는 시즌 초반 부상으로 5주가량을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리그에서 가장 먼저 20승 고지를 밟았다. 평균자책점은 1.80으로 2년 연속 1점대 평균자책점이 유력시된다. 커쇼에 가린 면은 있지만 에르난데스의 성적도 분명 눈부시다. 32경기에 나가 14승5패 평균자책점 2.07을 기록 중이다. 226이닝을 소화하며 시애틀의 에이스 몫을 톡톡히 했다.
커쇼는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조니 쿠에토(신시내티), 아담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라는 선발 주자들을 모두 추월했다. 생애 세 번째 사이영상, 2년 연속 사이영상 수상이 확실하다. 에르난데스도 코리 클루버(클리블랜드)의 추격을 받지만 성적에서 못할 것은 없다. 2010년 이후 두 번째 사이영상이 기대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사이영상이 아니라 MVP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대기록도 기대되고 있다. 바로 아메리칸리그, 내셔널리그 동반 ‘1점대 평균자책점’ 출현이 그것이다. 이는 1점대 평균자책점 선수의 출현 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 각 리그에 한 명씩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난이도가 매우 높다. 실제 이 기록은 1972년 이후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당시는 내셔널리그에서 2명(스티브 칼튼, 게리 놀란), 아메리칸리그에서 2명(루이스 티안트, 게이로드 페리)이 배출됐다. 그 후로는 역사가 없다.
일단 커쇼가 먼저 이 고지에서 대기할 가능성이 높다. 커쇼는 25일 샌프란시스코전이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 될 예정이다. 5이닝 5실점을 해도 1점대 평균자책점은 지킬 수 있다. 다저스 역사에서는 샌디 쿠팩스, 그리고 리그 역사에서는 그렉 매덕스(1994~1995) 이후 첫 2년 연속 1점대 평균자책점이 유력하다는 뜻이다.
뒤이어 에르난데스가 정상에서 손을 뻗을 커쇼와 만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에르난데스는 앞으로 2경기 정도에 더 등판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도 낮은 평균자책점이라 더 낮추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에르난데스는 0.96의 9월 평균자책점에서 볼 수 있듯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와일드카드 경쟁에 나서는 팀 사정상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조금 더 힘을 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과연 42년 만의 ‘꿈의 듀오’는 탄생할 수 있을까. 시즌 막판을 바라보는 화두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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