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규진, "최고 시즌? 한화 우승 마무리 꿈꾼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9.23 17: 10

"한화의 확실한 마무리가 되고 싶다".  한화는 구대성의 은퇴 이후 꾸준하게 활약한 고정된 마무리가 없었다. 2008~2009년 외국인 투수 브래드 토마스가 2년 동안 활약했을 뿐 토종 투수들은 2년 이상 가지 못했다. 올해 한화는 고정된 마무리가 없지만 수호신 투수가 있다. 군제대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윤규진(30)이 그 주인공. 올 시즌 42경기에 나와 리그 구원 최다 71⅔이닝을 던지며 7승2패9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4.14로 활약 중이다. 기록 이상의 공헌도가 있다. 이제 윤규진이 없는 한화 불펜은 감히 상상할 수 없다.  - 올해가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이라 할 만하다.  ▲ 지금까지만 놓고 보면 그렇다. 군제대 첫 시즌이라 불안 요소가 많았는데 이 정도라면 괜찮게 만족할 만한 시즌이다. 그렇다고 퍼펙트하게 엄청난 시즌은 아니다. 자화자찬할 정도는 아니다. 내년도 있고, 내후년도 있다.  - 시즌 초반과 비교할 때 자신감이 많이 붙은 듯하다.  ▲ 4월16일 광주 KIA전에서 5이닝 구원승을 올리고, 5월1일 대전 롯데전에서 4이닝 세이브를 했다. 그 2경기에서 잘 던진 이후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 포크볼과 함께 슬라이더의 활용도가 높아졌다는 평이다.  ▲ 포크볼이야 원래 던진 것이다. 올해 슬라이더가 괜찮아진 것 같다. 공익근무를 할 때 한용덕 특보님께서 슬라이더를 가르쳐주셨다. 정민철 코치님도 직구와 변화구를 던질 때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 해준 것이 도움이 됐다. 변화구가 잘 되니까 직구 제구도 잘 되는 듯하다.  - 예전보다 제구력이 향상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 시즌 초반에는 시범경기 때부터 제구가 안 좋은 부분이 있었다. 그때 정민철 코치님이 강하게 얘기하셨다. '타자들과 승부를 하지 않으면 네가 어떻게 살아남느냐'고 하셨는데 그 뒤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 올 시즌 안영명-박정진-윤규진의 '안정진 트리오'가 화제다.  ▲ 서로 좋은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앞에서 잘 막으며 뒤에서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중간에 한 명이라도 무너졌다면 계속 좋을 수 없었을 것이다. 매일 불펜에 같이 있고, 움직이는 스케쥴도 거의 비슷하다. 지금 그 나이에 좋은 공을 던지는 정진이형은 말할 것도 없다. 영명이에게서도 내가 모르는 몸 관리 방법을 보고 배운다.  - 2004년(84⅔이닝)에 이어 개인적으로 두 번째 많은 투구이닝이다.  ▲ 그때는 선발로도 던졌다. 구원으로만 던진 시즌 중에서는 가장 많다. 하지만 이닝에 대한 부담은 없다. 올해는 코치님께서 휴식을 많이 주시며 조절을 잘 해주셨다. 총 투구이닝으로 보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3~5이닝을 던져도 3일씩 쉬는 간격이 있었다. 휴식이 있기 때문에 이 정도면 괜찮다.  - 프로 데뷔 첫 승을 완투승으로 했다. 선발에 대한 욕심은 없었나.  ▲ 모든 투수라면 선발을 하고 싶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다. 마무리를 하고 싶다. 한화에는 그동안 확실한 마무리가 없었던 것 같다. 그 자리를 내가 꿰차고 싶다.  -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있나. 언제부터 투수를 했나.  ▲ 어릴 때 책상에 앉아있지를 못했다. 일단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축구를 할까, 야구를 할까 했는데 큰 집이 신흥초등학교 쪽이라 그곳에서 야구를 시작했다. 투수는 대전고에 가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중학교 때까지는 특출나지 않은 외야수였다. 투수를 할 줄 몰랐는데 고교 때 남들보다 빠른 공을 던진다는 것을 알게 된 후 투수에 소질이 있구나 싶었다.  - 어릴 때 영감을 준 롤 모델은 누구였나. 

▲ 정민철 코치님이다. 정 코치님을 보고 야구를 했고, 정 코치님의 초중고 후배이기도 하다. 너무 뻔한 이야기이지만 정 코치님 영향이 가장 크다. 프로에 와서 룸메이트도 했다. 정 코치님이 선수생활 마지막 때에도 내가 룸메이트였다.  - 정민철 코치가 등번호 55번을 물려준 것으로도 유명하다.  ▲ 2003년 프로 입단 후 처음에는 50번을 달았다. 그때는 정 코치님이 선수 때였는데 비슷한 번호라도 달고 싶었다. 그러다 (2004년 시즌 후) 정 코치님께서 '너 55번 달래?'라고 하셨다. 난 당연히 좋다고 했다. 55번을 원하는 다른 선배도 몇몇 분이 계셨는데 정 코치님이 다 막고 내게 주신 것으로 안다. 그때는 부담보다 막연하게 좋았다. 정 코치님은 55번과 관련해 어떤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등번호처럼 내가 더 잘해야 한다.  - 2005년 포스트시즌이 처음이자 마지막 가을야구였다.  ▲ 아마추어 때도 4강이나 전국대회를 나가지 못했다. 2005년 포스트시즌이 내게는 처음이었다. 큰 경기가 처음이라 너무 떨렸다. 상대가 번트를 할 때 3루 주자를 홈에서 죽여야 하는데 긴장한 나머지 보지도 못하고 1루에 던지기도 했다. 너무 어릴 때라 긴장한 것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 2005년 시즌을 마친 뒤에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 2005년에는 나이가 어렸고, 스스로 관리를 안 했다. 하다 보면 내년이나 내후년에도 잘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수술을 하고 나니까 몸 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생겼다. 내 몸을 너무 믿은 게 문제였다. 이후로 늘 몸 조심을 한다. 지금 팔꿈치는 문제없다.  - 결국 2006년 팔꿈치 재활로 한국시리즈를 멀리서 구경했다.  ▲ 내게는 참담한 시기였다. (류)현진이가 처음 와서 팀이 잘 나갈 때였다. 내가 중간에서 조금이라도 던지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그해에 매일 웨이트하고, 저녁 때도 수영장에서 재활을 할 때였다.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자면 억울하다고 해야 하나. 쉬고 있는 게 너무 억울하고 아쉬웠다. 그때 감정은 쉽게 표현이 안 된다.  - 언제쯤 다시 가을야구를 경험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 내년에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가을야구 그 이상을 넘볼 수 있다. 작년 재작년보다 수비와 마운드가 안정되고 있다. 특히 이태양이나 유창식처럼 어린 투수들이 선발진에서 커주고 있다. 체격들도 그렇고 밀릴 게 없다. 태양이는 올해 좋은 이들도 많이 있는데 내년에는 확실한 에이스로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룸메이트이니까 교육을 잘 시키겠다(웃음).  - 야구선수로서 어떤 꿈과 목표를 갖고 있나.  ▲ 개인적인 꿈이라면 FA를 해서 돈 많이 벌어 가족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선수로서 가장 큰 꿈은 우승 반지다. 선수를 그만두기 전에 우승 반지를 껴보고 싶다. 지금 다른 팀들이 들으면 웃을지 모르겠지만 머지 않아 반지를 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더 마무리투수를 하고 싶다. 선발로 9회 끝까지 던지는 것도 좋지만 마무리로 우승 순간에 마운드에 있는 상상을 하곤 한다. 내 생각에는 오래 걸리지 않을 듯하다. 야구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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