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마일 없는’ 윌슨의 위험한 승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23 15: 26

아직 포스트시즌이 오지 않아서일까. 브라이언 윌슨(32, LA 다저스)의 95마일 패스트볼은 볼 수 없었다. 여전히 변화구 의존도가 높았던 가운데 아슬아슬한 장면이 연출됐다.
윌슨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3연전 첫 경기에서 2-2로 맞선 8회 2사 1루에서 J.P 하웰을 구원했다. ⅓이닝 동안 볼넷 하나를 내줬지만 어쨌든 실점하지 않으며 균형을 유지했다.
지난 21일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8회 마운드에 올랐으나 ⅔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대역전패의 원흉이 된 윌슨이었다. 비단 이 경기 뿐만 아니라 올 시즌 성적 자체가 좋지 않다. 윌슨은 23일 경기 전까지 57경기에서 2승4패 평균자책점 4.86으로 부진했다. 이는 지난해 성적(2승1패 평균자책점 0.66)에 비해 훨씬 떨어지는 것이다.

구속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실제 최근 윌슨은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로만 타자를 상대하는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이에 윌슨은 21일 경기 후 “구속이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인 뒤 “포스트시즌에서는 95마일의 공을 던질 것”이라고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래서 그럴까. 아직 '포스트시즌이 아닌' 상황이라 그런지 윌슨의 투구 패턴은 이날도 다른 것이 없었다.
첫 타자 포지에게는 볼넷을 내줬다. 5개의 공이 모두 좌타자 기준으로 바깥쪽에 떨어지는 슬라이더였다. 포지는 이런 윌슨의 유인구 승부에 흔들리지 않고 볼넷을 골라 2사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산도발과의 승부도 힘들었다. 역시 윌슨은 6개의 공을 모두 슬라이더로 던졌다. 막판 제구가 된 공이 걸쳐서 다행이지 역시 가만히 기다렸다면 볼넷을 고를 수도 있는 위험한 승부였다. 어쨌든 유격수 땅볼로 산도발을 잡고 위기를 넘겼다.
다저스는 올 시즌 8회 성적이 썩 좋지 않다. 올 시즌 8회 팀 평균자책점은 4.01로 리그 30개 팀 중 24위다. 9회 마무리 켄리 잰슨에 앞서 나설 셋업맨들의 활약이 부진하다는 의미로 역시 윌슨의 난조와 연관이 있다. 잰슨의 ‘포아웃 세이브’ 성적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저스로서는 윌슨이 마지막 퍼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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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타디움(LA)=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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