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 차로 쫓겼을 때 죽고 싶었다."
정진선, 박경두, 박상영, 권영준로 구성된 남자 에페 대표팀이 숙명의 한일전서 승리를 거두며 아시안게임 단체전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세계랭킹 3위인 남자 에페 대표팀은 23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펜싱 남자 에페 단체전 결승서 일본(18위)과 혈투 끝에 25-21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 남자 에페는 지난 2006 도하, 2010 광저우 대회에 이어 단체전 3연패의 금자탑을 쌓게 됐다.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정진선(30, 화성시청, 세계랭킹 5위)은 2관왕을 차지했다. 12년간 단체전 3연패의 순간을 모두 함께 하는 영광도 누렸다.

정진선은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서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개인전 우승을 확정지은 뒤 눈물을 꾹 참았다. 단체전도 남아있었기 때문에 고참으로서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는 정진선은 "단체전서 우승하면 원없이 울려고 했고, 끝까지 참으려 했는데 눈물이 났다"고 환희의 눈물을 흘렸다.
정진선은 "내 몫을 하지 못한 것 같아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너무 힘들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정말 기분이 좋다. 지금의 이 감정을 잊지 않고 더욱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정진선은 "개인전 결승전이 끝난 뒤 (박)경두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단체전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뛰는 내내 내가 잘해야 겠다는 부담감도 컸다. 3연패를 해서 정말 기분이 좋다"고 남 모를 속앓이를 털어놨다.
정진선은 "결승전을 앞두고 후배들에게 부담감 없이 하라고 했다. 내가 마무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근데 후배들이 더 잘했다. 1점 차로 쫓겼을 때 죽고 싶었고, 머릿 속이 멍했다"고 종료 직전 어려운 상황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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