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막판 스퍼트가 문제였다. 초반 페이스가 좋았기 때문에 더 크게 아쉬움이 남는다.
박태환은 23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 48초 33의 기록으로 3위에 올랐다. 1위는 3분 43초 23의 쑨양(중국). 또 하기노 고스케(일본)는 3분 44초 48로 2위에 올랐다.
박태환의 멘토인 마이클 볼(호주)코치는 자유형 400m 예선을 마치고 박태환에게 2가지를 주문했다. 초반 폭발적인 스퍼트를 계속 이어가는 것과 막판 집중력을 지키는 것이다. 볼 코치는 "초반이라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치열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박태환이 가진 장점이 나올 수 있다. 이미 경북 김천에서 열린 대회처럼 경기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이 걸린 수영장에서 경기를 펼치는 박태환은 큰 부담을 호소한 바 있다. 국제규격이 아닌 수영장에서도 좋은 기록을 내는 그였지만 자신이 이름이 걸리고 모두들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초반 스퍼트는 나쁘지 않았다. 쑨양, 하기노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일단 박태환은 출발 반응 속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 때까지는 문제가 없지만 이후 이어지는 레이스가 문제다. 초반처럼 폭발적인 스퍼트가 필요했지만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자유형 200m서 생겼던 문제였기 때문에 박태환 본인도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볼 코치도 초반을 강조한 이유는 분명했다. 198cm 장신의 쑨양이 폭발적인 파워를 가지고 있고 새롭게 경쟁자로 떠오른 하기노도 막판 스피드가 좋기 때문에 초반에 페이스를 이어가며 막판에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후반에 힘을 내야 하지만 박태환은 이번 대회서 기대만큼의 스퍼트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박태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초반에 얼마나 상대를 압박할 만한 스피드를 내는냐는 것이었다. 초반에 힘을 냈지만 결국 흔들리고 말았다. 폭발적인 후반 역영이 자랑인 박태환은 자신의 장점이 부족해진 상황을 역전 시키지 못했다. 그래서 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반면 경쟁자인 쑨양과 하기노는 자신이 가진 기량을 마음껏 선보였다. 마지막 페이스만 더 끌어 올렸다면 박태환의 자유형 400m 도전은 환호로 끝났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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