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패라는 신화는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 수영의 역사는 새로 썼다.
박태환은 23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 48초 33의 기록으로 3위에 올랐다. 1위는 3분 43초 23의 쑨양(중국). 또 하기노 고스케(일본)는 3분 44초 48로 2위에 올랐다.
198cm의 장신인 쑨양은 예선서도 박태환에 앞선 모습을 선보였다. 첫 50m에서 쑨양은 26초 64의 기록을 작성했다. 박태환의 26초 95에 비해 근소하게 앞섰던 상황. 이후 박태환은 쑨양의 페이스를 넘지 못했다. 150~200m 구간에서 박태환은 29초 57을 기록하며 29초 79의 쑨양을 앞선 것이 전부였다.

또 박태환은 쑨양과 2차례나 벌어졌다. 특히 막판 300~350m 구간에서 박태환은 29초 75를 기록하며 쑨양(28초 38)과 큰 차이를 보였다. 페이스 조절이라고 했지만 차이는 분명했다.
하기노와도 차이는 있었다. 시작부터 부진했다. 물론 박태환은 하기노와 큰 차이는 없었지만 막판에 그가 보여준 모습을 보면 불안감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하기노는 300~350m 구간에서 28초 24를 기록하며 박태환 뿐만 아니라 쑨양까지 제치기도 했다.
그러나 결승서는 예선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철저히 준비했다. 첫 50m서 박태환은 쑨양, 하기노와 함께 25초대를 유지했다. 안정된 출발이었다. 이어진 레이스서도 박태환은 꾸준히 경쟁자들과 비슷하게 이동했다. 오히려 150m구간에서는 28초를 홀로 기록하는 등 안정된 모습을 선보였다.
하지만 300m 구간부터 흔들렸다. 28초 34의 쑨양과 28초 67의 하기노에 비해 박태환은 홀로 29초대(29초 12)를 기록했다. 300m가 지난 후 박태환은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부담감이 미친 결과였다. 우승자인 쑨양의 3분 43초 23은 박태환이 지난달 팬퍼시픽대회서 기록한 3분 43초 15에 뒤지는 기록이다. 완벽한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박태환은 좋은 기록을 작성했지만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기대로 인해 부담이 쌓였다. 특히 본인이 가진 3분 41초 53(2010 광저우 아사인게임)의 기록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박태환은 350m와 마지막 구간에서 쑨양과 하기노에 큰 차이로 벌어졌다. 특히 2 구간에서 2초가량 차이가 나면서 뒤로 처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박태환은 자유형 200m와 계영 800m 동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세 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 개인 통산 메달은 총 17개(금6, 은3, 동8)로 늘었다. 신화를 만드는데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역사를 새로 써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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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