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은 죽지 않았다. 뉴욕 양키스 일본인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41)가 우리나이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이치로는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경기에 8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 3타수 1안타 1득점 2도루로 활약하며 양키스의 5-0 영봉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잔여 6경기를 남겨두고 이치로는 138경기 타율 2할8푼6리 98안타 1홈런 20타점 15도루로 녹슬지 않은 성적을 찍고 있다.
비록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365타석에서 타율 2할8푼6리와 함께 15개의 도루는 나이를 감안할 때 뛰어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백업으로는 최상의 성적. 양키스 구단 사상 40대 선수로는 가장 많은 15개의 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죽지 않은 발에서 나타나듯 자기관리가 철저하다.

메이저리그 40대 야수들 중에서도 이치로의 성적은 최고 수준이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경기에 출전한 1974년생 이전의 만 40세 선수로는 이치로 포함 7명이 있는데 야수는 5명이다. 최고령 제이슨 지암비(43·클리블랜드)는 24경기 타율 1할4푼 2홈런에 그쳤고, 라울 이바네스(42·캔자시스티)도 89경기 타율 1할6푼7리 5홈런 26타점으로 세월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
왕년의 호타준족 바비 아브레우(40)도 73경기 타율 2할5푼2리 1홈런 14타점에 머문 뒤 뉴욕 메츠에서 방출됐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양키스 캡틴 데릭 지터(40)가 140경기에 나와 타율 2할5푼6리 4홈런 46타점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타율과 함께 출루율·장타율·OPS는 지터(.304/.313/.617)보다 이치로(.325/.335/.660)가 더 좋은 기록을 올리고 있다.
일본 는 지난 22일 이치로의 건재와 관련해서 숨은 비결을 전했다. 이치로는 경기 전 타격 연습과 수비 연습 사이에 따로 외야에서 50m 단거리 러닝을 빼먹지 않고 있다. 이치로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시즌 막판 단거리 러닝 메뉴를 도입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치로는 "효과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면서도 "내 나이를 볼 때 앞으로 체력적으로 좋아지는 것은 없다. 운동량은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많지 않으면 안 된다. 재능만으로 되는 연령대가 있지만, 20살 때부터 40대 선수는 20대 선수보다 러닝을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전성기 시절은 아니지만 이 나이에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이치로. 이제는 내년 시즌 거취에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 현지언론에서는 양키스보다 출장 기회가 더 많은 팀으로 이적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와 주루가 여전히 수준급이라 시장가치가 충분하다.
14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기록까지 2개만을 남겨둔 이치로는 통산 안타도 2840개로 대망의 3000안타까지 160개만이 남았다. 도루도 487개로 500도루까지 -13개. 40대 선수 중에서도 최고 성적을 내고 있는 이치로에겐 내년이 또 기다리고 있다.
waw@osen.co.kr

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