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버스, "韓 리그 적응, 한화에 와서 발전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9.24 06: 04

역시 외국인선수에게는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한화 외국인 투수 앤드류 앨버스(29)를 보면 알 수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완봉승 투수로 큰 기대를 모은 앨버스는 시즌 초반에만 해도 기대이하 투구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보이며 다음을 기대케 하는 투수가 됐다. 올 시즌 24경기 6승10패 평균자책점 5.65. 특히 7월 이후 11경기 4승2패 평균자책점 4.06으로 안정적이다. 앨버스를 만나 한국야구 적응 과정을 들어봤다.
- 아시안게임 휴식기인데 어떻게 지내고 있나.

▲ 늘 하던 대로 준비하고 있다. 특별히 이상은 없다. 선수생활을 하며 이런 경험이 많았다. 흐름이나 리듬이 끊기지 않도록 남은 시즌을 준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 시즌 초반에는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
▲ 한국에서 첫 시즌이라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내 자신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어 다행이다. 힘들 때 코치와 동료들이 먼저 다가와 격려를 많이 해준 것이 자신감을 얻는데 도움이 됐다. 점점 나의 투구를 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 뒤늦은 계약과 허리 통증으로 시즌 준비가 늦었다.
▲ 스프링캠프에서 어려움이 있었고, 그런 부분이 영향을 미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변명하고 싶지는 않다. 몸 상태가 좋든 안 좋든 내가 적응해야 할 일이었다. 지금은 내 몸이 리그에 적응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다.
- 7월 이후 좋아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인가.
▲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갖게 됐다. 기술적으로는 주무기인 컷패스트볼이 잘 제구 되고 있다. 구속 상승과 함께 변화구들이 잘 들어가기 시작한 게 크다. 중간에 적절한 휴식을 취하며 지치지 않게 갈 수 있었던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전반적인 면에서 좋은 투구가 가능해졌다.
- 좁은 스트라이크존과 공인구 문제도 어려웠을 듯하다.
▲ 스트라이크존이 좁은 건 문제되지 않는다. 그보다 스트라이크존의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 존이 좁더라도 일관되게 가져가면 투수가 맞춰갈 수 있다. 모두 똑같이 적용되면 문제될게 없는데 그런 부분에서 어려움은 있었다. 공인구도 작은 차이가 있지만 이 역시 투수가 맞춰나가야 할 문제다.
-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마운드에서 종종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 투수뿐만 아닝라 타자들도 심판의 판정이 일관되지 않을 때 아쉬움을 나타낸다.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스트라이크를 잡고 싶은 마음에, 아쉬움에 그런 모습을 보였다. 흥분을 잘하는 투수로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 팀원들에게 불만이 있어 그러는 건 아니다. 될 수 있으면 나의 흥분이 팀원들에게 미치지 않았으면 한다. 큰 의미를 담아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앨버스는 가끔 흥분이 지나칠 때 경기 후 동료들에게 사과도 한다는 후문이다).
-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할 때가 적지 않다.
▲ 경기를 하다 보면 누구나 실책를 한다. 사람이라면 그 누구든 실수를 할 수 있다. 일부러 실수하려는 것이 아니다. 어떤 투수라도 그런 상황을 잘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투구에 집중할 수 있다.
- 고액 연봉을 받는 외국인선수로 부담감도 있을 법하다.
▲ 연봉이 얼마이고, 상황이 어떻든 부담을 느끼는 성격이 아니다. 잘 안 되는 것이 있더라도 개선점을 찾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한다. 환경에 굴하지 않고 매경기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지에 집중한다.
- 리그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를 꼽는다면 누가 있나.
▲ 보통 팀마다 한두 명씩 있는데 그 중에서도 삼성 박석민과 NC 에릭 테임즈가 어렵다. 넥센 박병호도 그렇다. (앨버스 상대로 박석민은 8타수 5안타 1홈런, 테임즈는 7타수 3안타 1홈런, 박병호는 8타수 5안타 1홈런으로 강했다).
- 시즌 전에는 '한화에 와서 시즌 후 발전된 모습'을 목표로 삼았다. 목표가 이뤄졌다고 보나.
▲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매경기마다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처음보다는 많이 좋아진 게 아닌가 싶다. 올 시즌이 완전히 끝나면 시즌 전보다 발전한 모습이 되어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 비록 최하위에 있지만 한화라는 팀의 향후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 아쉽게도 포스트시즌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지만 KIA와 탈꼴찌 싸움은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한화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고, 그들은 계속 발전 중이다. 베테랑들도 있고, 신구조화가 잘 이뤄진 팀이다. 내년 시즌에도 후반부의 기세를 이어갈 경우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믿는다.
- 내년에도 앨버스를 보고 싶어하는 한화팬들이 많아지고 있다.
▲ 형식적인 이야기이지만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시즌 후 테이블에 앉아서 많은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이다. 어떤 일이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만약 내년에 돌아오게 되면 올해 적응한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직 결정된 게 없고, 남은 시즌에 집중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한화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항상 열렬히 응원해주는 한화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한화는 계속 발전하는 팀이고, 언젠가 반드시 팬들에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것이다. 지금처럼 변함없이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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