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비밀의문’ 이제훈, 실망시키지 않는 영민한 배우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4.09.24 07: 07

전역 후 2여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배우 이제훈이 캐릭터에 녹아든 영민한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신흥복 살해사건’ 추이에 따라 달라지는 이제훈의 뛰어난 감정 처리는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이끌어내며 극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지난 23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부제 의궤살인사건·극본 윤선주·연출 김형식) 2회에는 이선(이제훈 분)이 친우 신흥복(서준영 분)의 사체에 망연자실, 살해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신흥복은 세자 이선이 벗으로 여겨 아끼던 예진화사로, 그는 앞서 우연한 기회로 왕실과 조정 전체를 뒤흔들 맹의(猛毅)를 손에 얻었다가 무참히 살해당했다. 맹의란 노론의 비밀 조직 대일통회맹의 결의문으로, 영조가 왕이 되기 전인 연잉군 시절 형 경종을 왕좌에서 밀어내고자 노론의 영수인 김택(김창완 분)과 결탁해 노론세력과 힘을 합치겠다고 서약한 비밀문서.

즉 맹의는 노론에겐 영조를 확실하게 묶어둘 족쇄지만, 영조에겐 노론 중심으로 조정을 꾸릴 수밖에 없는 덫이었다. 맹의를 손에 얻은 신흥복은 이를 이선에게 전하려고 했지만, 누군가에게 목이 꺾여 살해당한 후 어정(왕릉의 우물)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됐다.
이에 이선은 “이 아이는 제물이야. 왕실을 능멸하고 국본인 나에게 고통을 주기위해 선택된 제물. 그러니까 내가 곁에만 두지 않았어도, 벗으로 삼아 가까이 두지만 않았어도 죽지 않았을거다”라며 자책했다.
이선은 싸늘한 시체로 누워있는 흥복을 보며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했지만, “미안하다. 허나 지금은 널 위해 울어줄 수가 없다. 왕세자로서 할 일이 있어. 나중에 친구로 다시 올게. 다시 와서 제주는 꼭 내 손으로 부어주마”라고 이를 꽉 물고 약속했다.
이선은 이를 위해 진상조사를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수사권을 놓고 다투는 노론과 소론에게 “지금 이 시각 우리가 가장 중히 여겨야 할 것은 힘없는 백성 하나가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는 겁니다. 그 진실엔 관심이 없고 오직 당리를 위해 주도권 다툼에만 연연하는 자. 이 자들이 역도가 아니라면 누가 역도란 말입니까”라고 일침을 가한 후, 중도적 인사인 포도대장 홍계희(장현성 분)를 특검 담당자로 임명했다.
그렇게 이선은 친우의 억울한 죽음이 밝혀지리라 고대했다. 하지만 맹의의 존재를 숨겨야 하는 노론이 포도대장의 치명적인 약점을 쥐고 흔들었다. 결국 노론에 매수된 홍계희는 신흥복살해사건을 자살로 무마시키며 이선을 절망에 빠트렸다.
'비밀의 문'은 강력한 왕권을 지향하는 영조와 백성들을 위한 공평한 세상을 꿈꾸는 세자 이선의 갈등이야기에 궁중 미스터리라는 새로운 옷을 입혀 재해석한 작품. 극 중 역사 속 비운의 왕자로 알려진 사도세자를 연기하는 이제훈은 능청스럽고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깊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했다. 내로라하는 선배들 속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뿜어내고 있는 이제훈. 그의 활약에 힘입어 ‘비밀의 문’은 월화극 정상을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비밀의 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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