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의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25)가 홈런에 울고 웃었다. 1회 흔들리며 홈런 두 방을 허용했지만 자신이 홈런을 치며 그 아픔을 어느 정도 만회했다. 다만 막판 허용한 또 하나의 홈런은 만회할 시간이 없었다. 팀도 결국 패해 범가너의 ‘홈런쇼’는 비극으로 끝났다.
범가너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에이스답게 비교적 잘 던졌다. 7⅓이닝 동안 6피안타(3피홈런) 5탈삼진 4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다. 그러나 시즌 19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1회 맞은 홈런 두 방, 그리고 8회 맞은 홈런 한 방이 뼈아팠다.
올 시즌 32경기에서 18승9패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 중인 범가너다. 빼어난 성적이다. 특히 ‘숙적’ 다저스를 상대로 강했다. 통산 다저스를 상대로 16경기(선발 15경기)에 등판해 11승4패 평균자책점 2.36을 기록했다. 다저스타디움에서의 통산 성적은 7승2패 평균자책점 1.87로 더 강했다. 올 시즌도 다저스를 상대로 3승1패 평균자책점 1.75였다. 지구 선두 다저스가 매직넘버 ‘3’을 기록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범가너는 샌프란시스코의 마지막 보루였다.

그러나 초반에 흔들렸다. 1회 선두타자인 터너에게 홈런을 맞았다. 89마일 슬라이더가 제대로 맞았다. 이어 푸이그에게 던진 5구째 슬라이더가 몸에 맞는 공이 됐다. 정황상 빈볼은 아닌 것으로 보였으나 지난 5월 홈런 후 시비로 한 차례 충돌한 바 있는 푸이그라 가벼운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범가너가 영향을 받을 만한 상황이었다. 이어 1사 후에는 후반기 들어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켐프에게 중월 2점 홈런을 맞았다.
홈런으로만 3실점을 한 셈이다. 1회에만 36개의 공을 던지며 고전했다. 그러나 2회부터는 안정을 찾았다. 그리고 타석에서도 힘을 냈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실버슬러거 수상이 확실시되는 범가너는 3회 1사 1루에서 다저스 우완 에이스 잭 그레인키를 상대로 좌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85마일 슬라이더를 받아쳐 시즌 4호 홈런을 만들었다. 역시 타격이 강한 투수인 그레인키로서는 허탈한 홈런이었다. 범가너로서는 홈런을 홈런으로 되갚은 셈이 됐다.
범가너는 그 후 잘 던졌다. 다저스는 범가너를 상대로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타선 지원이 아쉬웠다. 그레인키도 안정을 되찾고 범가너 못지않게 잘 던졌다. 결국 샌프란시스코는 8회까지 점수를 내지 못했다. 7회까지 108개의 공을 던진 범가너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르는 투혼을 발휘했으나 터너에게 다시 홈런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시즌 10패째를 안음과 동시에 샌프란시스코의 대역전 희망도 사실상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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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타디움(LA)=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