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들어 명예 회복에 성공하고 있는 맷 켐프(30, LA 다저스)가 자신의 30번째 생일에 자축포를 터뜨렸다. 후반기에만 16번째 홈런을 터뜨리며 포스트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켐프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선발 우익수 및 4번 타자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안타는 하나에 그쳤지만 그 안타 하나가 결정적인 홈런이었다. 결과적으로 팀 승리를 이끄는 홈런이 됐다.
상황은 1-0으로 앞선 1회 1사 1루였다. 다저스는 터너가 상대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에게 솔로홈런을 뽑아내며 앞서가고 있었다. 그러나 범가너는 푸이그의 몸에 맞는 공 과정에서 나온 가벼운 벤치클리어링의 영향을 받고 있는 기색이 역력했다. 최근 감이 좋은 켐프는 그런 범가너의 흔들림을 놓치지 않았다. 5구째 92마일 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다저스타디움에서 가장 먼 곳을 향해 날려 보냈다. 시즌 24호 홈런이다.

놀라운 반등의 연속이다. 지난해 잦은 부상에 시달린 켐프는 73경기에서 타율 2할7푼, 6홈런, 33타점에 그쳤다. 한창 잘 나갈 때 ‘40-40’클럽에 가장 가까운 선수라던 켐프의 추락이었다. 올 시즌 전반기도 다르지 않았다. 86경기에 나갔지만 타율 2할6푼9리, 8홈런, 35타점에 그쳤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760이었다. “켐프의 시대는 끝났다”, “외야 정리를 위해 트레이드해야 한다” 등 부정적인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켐프는 다저스 후반기 타선의 핵으로 자리하며 놀라운 활약을 하고 있다. 야시엘 푸이그, 핸리 라미레스가 부진 및 부상으로 고전하는 와중에서 자존심을 회복 중이다. 다저스는 지난해 4번 타자였던 라미레스의 부상에 포스트시즌에서 꼼짝없이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그러나 올해는 켐프가 버티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그만큼 켐프의 활약은 고무적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후반기 60경기에서 타율 3할4리, 15홈런, 49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던 켐프는 이날 후반기 16번째 홈런을 치며 다저스타디움의 스타임을 재확인했다. 최근 클럽하우스 리더로서의 면모까지 부활하고 있는 켐프가 경기장 안팎에서 포스트시즌의 다저스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도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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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타디움(LA)=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