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펜싱] '엄마검객' 남현희, 딸 하이와 금메달 약속 지켰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9.24 19: 15

'엄마검객' 남현희(33, 성남시청, 세계랭킹 14위)가 17개월된 딸 공하이와의 금메달 약속을 지켰다.
남현희 전희숙 오하나 김미나로 구성된 여자 플뢰레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5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세계랭킹 3위인 여자 플뢰레 대표팀은 24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플뢰레 단체전 결승서 중국(6위)을 32-27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여자 플뢰레는 지난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우승 이후 이번 대회까지 5연속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간판 남현희는 지난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에 이어 4연속 단체전 정상에 섰고, 전희숙은 도하부터 3연속 단체전 정상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특히 남현희의 금메달은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딸 하이와의 약속을 지켰다. 남현희는 이번 대회 개인전 준결승서 대표팀 후배 전희숙에 패해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당시 남현희는 "하이에게 금메달을 따주기로 약속했다"고 아쉬워했다.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동메달이지만 하이가 아직 메달 색을 구분 못한다(웃음)"고 농을 던진 남현희는 "단체전서 아직 금메달을 딸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하이에게 꼭 금메달을 목에 걸어주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딸을 향한 금메달 다짐은 '엄마검객' 남현희의 칼날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었다. 경험이 빛을 발했다. 경쾌한 발놀림과 매서운 손놀림을 선보였다. 물 만난 고기마냥 피스트를 누볐다. 첫 상대 왕첸을 3-1로 이겼고, 두 번째로 만난 리우용스를 5-2로 제압했다. 마지막 주자로 피스트에 올라서도 제 몫을 해내며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한국 펜싱의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의 산증인이었다. 이번 대회 개인전에선 동메달을 추가했다. 도하와 광저우에서 달성했던 2연속 2관왕의 위업 만큼이나 빛났던 '엄마검객' 남현희의 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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